신세계 터 외동차고지 공사로 임시운영
아파트 입주민들 진출입로 막고 집회
시 "공사할 때는 아무 말도 안하더니…"


김해시가 신세계 백화점 건설 부지에 시내버스 외동차고지 공사를 실시하면서 전하동에 임시차고지를 설치해 운영을 시작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건설 부지에 연말까지 790평 규모의 시내버스 계류장을 짓는 동안 터미널 남측 전하동 지역에 6개월 간 임시차고지를 만들어 사용하기로 하고 지난 5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임시차고지가 운영에 들어가자 차고지 바로 앞에 있는 동아그린아파트 주민들이 버스 출입로를 막아 정상적인 버스 운행을 방해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 70여 명은 빗속에 우산을 든 채 차고지 앞 인도와 버스 출입로에 서서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버스 운행을 막았다. 이들은 "주민 안전과 생활을 위협하는 버스차고지 허가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출근 시간에 버스 출입로를 막아 배차 간격이 많이 늘어났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길을 이용해 운행했다"고 설명했다.

▲ 동아그린아파트 앞에 들어선 시내버스 임시차고지 모습. 아파트 입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아그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권대균 회장은 "아파트 앞 도로에서는 차가 많이 막힌다. 여기에 좌회전, 직진, 우회전 차량들이 맞물려 평소에도 접촉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이제 시내버스들까지 오가면 사고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걱정했다. 그는 "아파트 바로 앞에 임시차고지를 건설하면서 시와 시내버스 측에서는 일언반구 설명도 없었다. 지난달 중순께 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임시차고지 이전에 대해 알게 됐다. 시에 반대 민원을 넣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차고지 앞에서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동아그린아파트 하극중 관리소장은 "왕복 4차로 좁은 도로에 시외버스가 지나가고 아파트 진입로도 있어 원래 교통이 혼잡하다. 여기에 시내버스 임시차고지까지 생기면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아파트 주민 박 모(64) 씨는 "지금도 교통량이 많아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 왜 차고지가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 주민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 모(80) 씨는 "아파트에 학생들이 많이 산다. 정말 위험하다. 당장 풍유동 버스차고지로 다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시의회 전영기(새누리당) 부의장은 이날 집회 현장을 방문해 버스회사와 시 관계자들에게 주민들의 주장을 대변했다. 전 부의장은 "기업의 이익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된다. 일방적인 행정을 펼쳐서는 안 된다. 버스회사, 이마트, 시가 만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우미선(새누리당) 의원은 '시내버스 전하동 임시차고지 이전 반대'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설에 문제가 있다. 여객자동차사업법에 따르면, 임시가설물 등을 시내버스 운송업 종사자들의 휴게시설과 식당으로 사용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부대시설은 불법이다. 추가로 컨테이너를 설치하면 건축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해당 부지는 현재 논으로 등기돼 있다. (이곳에 버스차고지를 세우면)농지를 전용하는 것이다. 시가 앞장서서 법을 위반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전하동 임시차고지 임차 및 사용은 시가 아니라 시내버스 운영업체에서 결정한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공사가 진행돼 왔는데 이제 와서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버스회사 측에서 임시차고지와 접해 있는 다섯 가구에 설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차도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스회사와 시 관계자는 "곧 이마트 측에서 김해에 내려오기로 했다. 그때 함께 주민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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