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참석 의원 18명 중 14명 찬성
본격 활동 들어가 시와 마찰 가능성도


김해시의회가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다룰 특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해시는 그러나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관련된 행정절차를 계속 추진할 전망이어서 시의회와 김해시 간에 심각한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해시의회(의장 배창한)는 지난 12일 제185회 김해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엄정(새누리당), 이영철(무소속) 의원 등 10명이 발의한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안'을 참석 의원 18명 중 14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행정사무조사 안에 반대한 의원들은 송유인, 김명희, 김재금, 배병돌 의원 등으로,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 김해시의회 삼계나전지구 특위 위원들이 지난 12일 첫번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시의회는 행정사무조사 안이 가결된 직후 시의원 9명으로 특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엄정 의원, 간사는 이영철 의원이 맡았다. 나머지 위원은 우미선, 류명열, 김동순, 송영환, 전영기, 김명식, 이정화(이상 새누리당) 의원이다. 특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활동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위는 조만간 2차 회의를 연 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를 방문, 태광실업이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심사를 철저히 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장 등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엄정 의원은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은 특혜의혹과 주거지 부적합 의견에도 불구하고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7월에 열리는 제186회 김해시의회 정례회에 행정사무조사 안을 상정하면 이미 행정절차가 진행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서둘러 행정사무조사 안을 발의했다"면서 "앞으로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통해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삼계석산 개발의 첫 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생각이다. 임대주택 건립의 타당성도 점검할 계획이다. 임대주택 건립은 겉으로는 공익성을 띠고 있지만 일반 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이다. 이 부분도 정확하게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엄 의원은 행정사무조사 안 발의서에서 '김해시는 택지개발촉진법과 도시개발법으로 10개 지구 556만 9천㎡에 3만 5천500세대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주택공급이 충분하다. 보전관리, 자연녹지, 계획관리지역인 삼계나전지구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특혜의혹이 있다고 국정감사와 경남도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김해시 건축과에서도 주거지로서 입지가 부적합해 재검토를 요한다고 했다. 이런데도 특정인의 부지를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특혜의혹이 있다. 이 때문에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특위 구성과 관계없이 행정절차는 계속 진행한다. 특위가 구성됐다고 해서 행정절차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연차 게이트(대규모 정관계 불법 로비 사건)'의 장본인인 박연차 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태광실업은 지난해 9월 생림면 나전리 산 162-1 일원의 옛 삼계석산과 인접 토지 25만 8천㎡(약 7만 8천 평)를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김해시에 요청했다. 해당 지역의 토지 용도는 보전관리지역, 자연녹지지역, 계획관리지역이다. 태광실업은 이곳에 오는 2016년까지 사업비 1천120억 원을 투입, 3천329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고 도로와 공원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태광실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사천리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김해시경관위원회의 심의를 끝냈고, 태광실업은 최근 김해시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서를 제출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김해시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해당 지역은 도시개발구역으로 확정된다.  

김해뉴스 /남태우·김예린·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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