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방초등학교 '버즈 클럽' 소속 학생들이 로그리 교사의 지도에 따라 새를 관찰하고 있다.

어방초 새 관찰동아리 '버즈클럽'
미국인 로그리 교사 학생들 지도
멸종위기 새 포스터 제작 등 활동

"새는 비가 오면 어디로 가서 쉴까요." "나무나 바위 뒤에 숨어 비를 피할 것 같아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5일 어방초등학교(교장 김효문) 새 관찰동아리 '버즈 클럽(Birds club)' 학생들이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망원경을 들고 학교 뒤 분성산에 올랐다. 열심히 산을 오르던 학생들은 동아리를 이끄는 미국 출신의 제이슨 로그리 원어민교사가 손짓을 하자 걸음을 멈췄다.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새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였다. 그때 새 한 마리가 학생들 앞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저기 파랑새가 날아간다." 로그리 교사가 외치자 학생들은 일제히 망원경을 꺼내들어 파랑새를 찾기 바빴다.
 
버즈 클럽은 지난해 3월 민성은 교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민 교사는 "로그리 교사가 비영리 민간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간혹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멸종위기에 처한 새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거기에서 착안해 새 관찰동아리 설립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버즈 클럽은 이후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활동비를 지원받고 '새와 생명의 터'와 협약을 맺어 부산 낙동강 하구, 창원 주남저수지 등을 방문하면서 철새를 직접 관찰하고 공부해 왔다. 올해부터는 김해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지난달 15일부터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버즈 클럽은 매주 금요일 학교 인근 분성산에 올라 새를 관찰한다. 뿐만 아니라 '새와 생명의 터'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와 일본, 필리핀, 미얀마 등 철새 이동 경로국의 학생들과 엽서를 교환하기도 한다. 또 새 관련 애니메이션과 멸종위기 새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멸종위기 종 보호 기금마련을 위한 홍보티셔츠 판매 등의 활동도 벌인다.
 
로그리 교사는 "고향인 미국 텍사스 주 록포트는 철새로 매우 유명한 지역이다. 철새를 보고 자라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새와 생명의 터'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새에 대한 지식을 나누며 학생들에게 우리 주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심희진, 김지우 양은 "버즈 클럽 활동을 하기 전에는 학교 주변에 박새, 직박구리 등 많은 새들이 살고 있는 줄 몰랐다. 지금은 망원경을 들고 새를 관찰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웃었다. 이정원 양은 "새가 영역을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 같은 자리를 빙빙 도는 모습을 관찰했던 게 가장 인상 깊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주변에 살고 있는 새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로그리 교사는 "다른 교사가 버즈 클럽을 맡게 될 것에 대비해 매주 활동 내용을 동영상과 사진, 글로 기록하고 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새와 자연에 대해 더 많은 호기심을 키우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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