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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년 … 생활의 중심이 된 '또하나의 집'(33)젤미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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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07.01 09:23
  • 호수 229
  • 15면
  • 박현주 기자(phj@gimhaenews.co.kr)

   
▲ 젤미작은도서관 운영위원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자라는 어린이들.

마을문고 2년 바탕 2008년 보금자리
도서관에서 자란 아이들도 사서 역할
사람들과 온정 나누며 책 읽는 사랑방

드디어 젤미작은도서관이다. <김해뉴스>가 김해의 작은도서관 36곳 중에서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은 사실 젤미작은도서관이었다. 이 도서관이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 작은도서관으로 선정됐을 때였다.(김해뉴스 2011년 6월 22일자 10면) 당시 그 기사가 '김해의 작은도서관'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젤미작은도서관은 장유2동 부영e그린7차아파트 관리동 지하 1층에 있다. 아파트 자리에 있었던 마을이름을 따서 도서관 이름을 '젤미'로 정했다.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도서관이 조금씩 다가온다. 안으로 들어서자 10여 권의 책을 쌓아 두고 읽고 있는 어머니와 딸이 보인다. 그림책을 다 읽은 딸은 책을 책정리용 북트럭 위에 갖다 두었다. 그는 다시 읽고 싶은 그림책을 골라 대출했다. 어머니는 딸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정답게 손을 잡고 도서관을 나섰다.
 
이번에는 남자 어린이가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어린이 봉사대원인 제현수(능동초5) 군이다. 그는 사서에게 인사를 꾸벅 하고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시더니 곧장 북트럭으로 다가갔다. 북트럭에는 제자리에 꽂아 정리해야 할 책이 30여 권 정도 쌓여 있었다. 그는 도서관 서가 사이를 누비며 책들을 찬찬히 제자리에 꽂아 정리했다.
 
젤미도서관 운영위원들은 제 군을 '도서관에서 자란 아이'라고 부른다. 그는 도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박의숙 씨의 아들이다. 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바코드 작업을 하던 어머니 옆에서 놀던 그는 운영위원들이 작업에 몰두해 있던 사이 사라졌다고 한다. 도서관 계단을 통해 어디론가 가 버린 것이다. 당시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다. 그랬던 제 군은 지금 도서관 어린이봉사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도서관 책들을 정리하다 보면 어디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잘 알 수 있어서 좋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혼자서 차분하게 책을 읽던 최희정(능동초4) 양은 또 다른 책을 대출하고 있었다. 그는 1년 전 김해시립공공도서관 독서회원증을 발급 받았다. 그는 "엄마 카드를 함께 쓰고 있었다. 제가 쓰면 엄마가 사용할 수 없었다. 저만의 카드를 가지고도 싶었다. 그래서 엄마의 허락을 받아 카드를 만들었다. 처음 제 카드로 책을 빌렸을 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면서 "시간이 나면 늘 도서관에 온다. 영어학원을 오가는 길에도 들러 책을 반납한다. 집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으니까 시간이 절약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인터뷰하는 사이에 운영위원들이 도착했다. 윤은주 관장은 4년 전 취재하러 왔던 기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 입구 게시판에는 당시 <김해뉴스> 기사가 붙어 있었다.
 
젤미도서관에서는 윤 관장 외에 공미경 부관장, 우영미 감사가 일하고 있다. 여기에 운영위원으로 안소현, 김미정, 박의숙, 허지영, 김종숙, 정윤혜, 김옥경, 신나원, 이수영 씨가 활동하고 있다.
 
윤 관장은 "마을문고 2년, 그리고 2008년 7월 작은도서관으로 개관해서 7년. 어느새 10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났다. 도서관은 자연스럽게 잘 정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개관에 힘썼던 초기 운영위원들은 당시 김종간 시장에게 '아줌마의 반란'이라는 메일을 보냈다. 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도서 바코드 작업을 할 때는 귀가하지 않는 아내를 찾아 온 남편들이 함께 앉아 작업을 돕기도 했다. 초기 운영위원들이 지금도 주축을 이루지만 이사를 간 사람들도 있다. 빈자리는 새로운 운영위원들이 들어와 단단하게 채웠다.
 
윤 관장은 "개관 당시만 해도 장유지역 초등학교에 방과 후 프로그램이 없었다. 젤미도서관에서 그런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회적인 여건들이 많이 바뀌었다. 작은도서관들도 새로운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젤미도서관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면 책과 가까이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삶은 메마르고 깊이도 없었을 것이다. 올해 관장을 맡을 때 운영위원 일을 오래 같이 해온 친구들이 명함도 만들어 주었다"며 활짝 웃었다.
 
공 부관장은 "4년 전 <김해뉴스>에서 취재를 하러 왔을 때가 생각난다. 인터뷰 중 운영위원들이 울고 웃고 했다"며 "솔직히 운영위원 활동에 지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두면 어디 가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도서관에 '여기 이렇게' 와 있었다"고 말했다.
 
우 감사는 3년 전 운영위원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운영위원 일을 좀 더 빨리 맡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어린이 봉사대를 보면 늘 고맙고 기특하다. 아이들은 책임감을 갖고 책 정리를 하거나 동생들을 보살펴 준다.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면서 자기만의 인생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칭찬했다.
 
초창기 멤버였던 김미정 운영위원은 "도서관은 또 하나의 집이다. 도서관에 항상 매달려 있지는 않지만 생활의 중심이 됐다. 관장이 버팀목이다. 그리고 임경희 사서가 잘 해줘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 근무 경험이 있는 임 사서는 지난 1월부터 사서로 근무했다. 그는 "공공도서관 사서는 자신이 맡은 업무만 책임지지만, 작은도서관 사서는 전체를 봐야 한다. 이용자들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 이 도서관에서 그것을 배우고 또 실천하고 있다. 간식을 가져다주는 사람들에게 감동하기도 한다. 더 많은 아이들과 친숙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에는 사람들 사이의 온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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