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장유면 농협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배차 간격이 50분이 넘다 보니, 버스를 한 번 놓치면 꼼짝없이 지각이에요."
 
김해시 장유면에서 창원에 있는 대학에 통학하는 성은진(24) 씨는 아침마다 버스를 탈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 성 씨가 이용하는 버스는 58번. 장유와 창원을 오가는 이 버스는 배차 간격이 넓고 불규칙한 데다 창원시 안에서는 환승활인도 적용받지 못한다. 김해 소재 회사가 운영하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운행 간격이 25분 정도로 다소 짧은 버스도 있지만, 그만큼 탑승 경쟁이 치열하다. 가뜩이나 이용객이 많은 출근시간에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성 씨는 일찌감치 타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창원행 버스는 사람이 숨 쉴 틈도 없이 빽빽하게 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배차 간격 조절 등이 절실한데 시는 나 몰라라 하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장유와 창원을 오가는 인구가 늘면서 두 도시 간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선이 중복되고 있고 환승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점이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1시간 가량 간격에 이용객 큰 불편, 환승할인도 안돼 직행노선 요구

창원에 회사를 두고 지난해 장유로 이사 온 직장인 전광희(36) 씨는 "장유가 창원보다 집값도 더 싸고 생활환경도 좋아서 출퇴근을 감수하고 이사를 왔는데, 출근길 교통체증 탓에 자가운전은 엄두도 못 내고 대중교통은 노선이나 배차간격 등이 불편해 이도저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장유면과 창원을 오가는 사람은 하루 평균 1만여 명. 창원터널을 이용하는 전체 차량 대수(7만2천 대)의 7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이지만, 이들을 위한 대중버스 노선은 미흡하기만 하다. 현재 장유면과 창원을 오가는 노선은 5개로 그나마도 중복노선을 제외하고 나면 3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 창원버스와 환승이 되는 것은 창원소재 회사가 운영하는 170번 뿐이다. 배차 간격도 170번(25분)을 제외하곤 모두 50~55분 선이다. 경유하는 정거장도 문제다. 창원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는 신정아(24) 씨는 "장유에 사는 사람이 창원에 가는 이유는 사실 대학이나 직장이 밀집한 상업지역, 특정상가가 전부"라며 "몇 개 노선은 사람들이 가지도 않는 곳을 에둘러가느라 시간만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복 노선을 없애고 장유에서 창원으로 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두 지역의 거점 지역만 왔다갔다 하는 시외버스 등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김해시는 지난 3월 23일 김해~창원 간 광역환승활인제 등을 놓고 창원시와 1차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시가 환승부담금 등을 놓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어, 당분간 시내버스체계 개편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해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하반기를 목표로 노선통합과 환승할인 등을 추진했지만 창원시와 협의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교통지원과 관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 관계자는 "장유면 인구가 늘어나면서 교통수요도 증가했다"며 "우선 김해시에서 장유에 교통 환승시스템이나 시외버스터미널 등 기반시설을 먼저 갖춰놓고 그 뒤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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