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 가방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보내는 활동을 벌이는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 김해시지부.

학교 등에서 가방 모아 외국에 전달
길거리 음악회 통해 모금 운동 진행
두 달에 한번 장애인 나들이 행사도

지난달 20일 오전 삼정동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 500여 개의 헌 가방이 바닥에 깔려 있다. 마스크를 끼고 푸른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헌 가방을 크기와 모양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한다. 곰팡이가 핀 가방은 깨끗하게 닦은 뒤 햇볕이 들어오는 장소에 널어 말리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 김해시지회(회장 김진기) 회원들이다. 이날 활동에는 협력 봉사단체인 복음병원문화대학봉사단(회장 성인회)도 참여했다.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 김해시지회 회원들은 김해지역의 학교와 학원, 동주민센터 등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헌 가방을 모은다. 가방이 400~500여 개 모일 때마다 한 장소에 모여 가방을 손질하고 분류한다. 이들이 가방을 모으는 것은 가난해서 가방을 살 수 없는 다른 나라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가방은 곧 네팔, 캄보디아, 라오스,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들이 가방 모으기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친목모임 '달빛가르기'를 만든 게 계기였다. 이후 친목모임을 봉사모임으로 바꿔 이름을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정했다. 그러다 봉사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에 가입해 김해시지회로 창단했다. 지금은 회원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김진기 회장은 "이름은 바뀌었지만 이전부터 진행해 오던 가방 모으기 운동은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일정한 양을 모으면 해외 자원봉사단체를 통해 가방을 보낸다. 주로 선교단체, 학생봉사단, 의료봉사단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가방만 보내려면 항공 운임이 비싸기 때문에 봉사단을 통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가한 주부 김정미 씨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사는 게 얼마나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하는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 김해시지회는 통기타 동호회인 '통기타 어울림' 등 김해지역 공연단체와 힘을 모아 매달 김해지역 곳곳에서 길거리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음악회 현장에서는 가방 모으기와 함께 아나바다, 김해지역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모금 운동도 함께 진행한다. 김 회장은 "김정미 씨의 우쿨렐레 연주 솜씨가 상당하다. 다른 회원들도 길거리 작은 음악회에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매주 한 차례 김 씨에게서 우쿨렐레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회 김해시지회는 지난해 말부터는 김해에 사는 지체장애인들과 함께 두 달에 한번씩 전국의 관관명소로 나들이를 간다. 김형호 부회장은 "회원 한 명이 장애인 한 명씩을 맡아 나들이에 나선다. 지난 5월에는 섬진강에 다녀왔다.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후원금과 쌀을 모아 장애인단체 등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회원들을 더 많이 모아 지구촌 어린이와 김해의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회원 가입 및 가방 기부 문의/김진기 회장(010-2799-0070)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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