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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꼬리 딱부리 눈 "정말 웃겨" 논에 물 들어가면 예서제서 꿈틀(6)논습지와 풍년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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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07.01 10:24
  • 호수 229
  • 2면
  • 전대수 이학박사·자연과사람들 책임연구원(report@gimhaenews.co.kr)

예로부터 개체 수 많으면 '풍년 소식'
마른 논바닥에서도 알 수년간 생존


   
▲ 모내기를 마치고 나면 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년새우.
얼마 전까지 한창이던 모내기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듯하다. 추수를 하고 몇 개월 동안 말라 있던 논에 물대기와 모내기를 하고 나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작은 생명체들이 물 속에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이들 중에는 물대기를 할 때 또는 그 후에 논을 찾아온 것도 있지만, 물대기 이전부터 논에서 계속 살고 있었던 것도 있다.

물대기를 하기 전부터 살고 있었던 생물 가운데 하나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풍년새우이다. 언뜻 보면 새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딱부리 눈에 꼬리가 빨간데다 배를 위로 하고 다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예로부터 풍년새우가 많이 보이는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한다. 풍년새우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물 속의 유기물이나 미생물을 먹이로 해서 살아간다. 풍년새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물 속에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어류 등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므로 논 생태계의 먹이그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생물이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이들을 볼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1년 중 모내기를 할 무렵부터 장마 기간 전까지 길어야 두어 달 동안만 이들을 볼 수 있다. 풍년새우를 볼 수 있는 기간이 이처럼 짧은 것은 이들이 삶을 이어가는 방법이 꽤나 독특하다는 데 있다. 논처럼 항상 물이 고여 있지 않고 일시적으로 물을 대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살아온 풍년새우는 건조에 견디는 능력이 강한 알을 낳는다. 풍년새우의 알은 바짝 마른 논바닥에서 수 년간 살아남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풍년새우의 알은 반드시 물이 바짝 마르는 건조 기간을 거친 후에 다시 물을 공급받아야 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내기를 위해 마른 논에 물대기를 하고 나면 풍년새우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도, 이들이 알을 낳은 후 모두 죽고 나면 그 해에는 풍년새우를 다시 볼 수 없는 이유도 모두 이와 같이 독특한 삶의 방식 때문이다.

풍년새우 외에도 많은 생물들이 논에서 살아가고 있다. 논우렁·물달팽이류와 같은 패류, 실지렁이류·거머리류와 같은 환형동물, 물자라·물땡땡이류와 같은 곤충들도 논에서 살아가는 생물이다. 이처럼 논은 다양한 생물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지나치게 투입하는 화학비료와 농약 등은 농산물의 안전성뿐 아니라 논이 가진 뛰어난 자정능력을 잃게 만들어 오염과 생물 서식처로서의 기능까지 위협하고 있다.

논은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노력이 가꾸어 낸 가장 우수한 인공 습지임이 분명하다. 단순한 식량 공급지로서의 의미 이상으로 오염 정화, 홍수 조절, 지하수 함양, 토양 유실 방지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서, 그리고 인간과 생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논이 가지는 습지로서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논에 대한 이해와 보전을 통한 현명한 이용은 '식량-생물종-생태계'를 연결하는,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생태적인 산업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논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많은 이들이 더욱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논의 건강성이 회복되고, 논이 가진 습지로서의 기능이 되살아나 전국 어느 논에서나 풍년새우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전대수(이학박사·자연과사람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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