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주촌면주민센터 박효수 면장(좌)이 민원실에서 직원과 함께 업무에 대한 상의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시골을 부를 때 흔히 '촌' 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주촌의 '촌'자도 한자로는 물론 '마을 촌(村)'자를 쓰겠지만 실은 시골이나 농촌이란 뜻이 더 강합니다. 주촌은 김해의 대표적 시골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시개발계획이 진행되면서, 현재 주촌의 모습은 더 이상 '촌'을 붙이기가 무색해졌습니다. 물론 개발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박효수 주촌면장은 주촌면의 현 실태를 객관적으로 표현했다. 도시를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면 주촌면은 '청소년기'를 겪고 있다. 성장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그만큼 문제도 많이 발생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이던 주촌이 변화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 김해의 팽창과 함께 도심지에서 밀려난 공장이 싼 부지를 찾아 들어오면서부터다. 현재 주촌엔 모두 1천여 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자연마을은 대부분 사라지고, 마을 전체가 공장에 잠식된 곳도 있다. 덩달아 주민 생활도 많이 달라졌다.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급격하게 줄고, 대부분 공장을 짓고 임대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면장이기에 앞서 주촌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삶을 이곳에서 보낸 주촌 토박이 박효수 면장은 이런 상황을 "아쉽다"고 표현했다.
 
"농촌은 농촌대로 보존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촌은 이미 도시로 진입했고, 농사를 지을 땅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쉬움은 접어두고 흐름에 따라 도시적인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때인 것 같습니다."
 
현재 주촌의 인구는 4천100여 명에 불과하다. 일부 동 단위 지역보다도 현저하게 적은 수다. 공장이 많은 반면, 근로자들이 대부분 외부에 생활터전을 두고 출퇴근을 하는 탓이다.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차량 정체 등 문제도 많이 발생한다. 박 면장은 유동인구를 주촌면 인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도로 등 기반시설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면에서는 많은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지방도로 1042호를 다차선 도로로 정비하고 있고, 교량도 짓고 있습니다. 주촌 대표 자연하천인 천곡천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선천지구와 주촌 산업단지를 개발 중입니다."
 
박 면장은 주촌 발전의 밑거름으로 산업단지 개발 사업을 특히 강조했다. 주촌면 전체가 김해시 도시개발계획 지구로 선정됨에 따라 땅이 목적에 따라 철저하게 분류됐고 산업단지도 그 일환으로 지정됐다. 박 면장은 "마을에 들어선 공장들이 자연스럽게 산업단지로 몰려가면서 환경 등 관리가 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주촌이지만, 성장엔 언제나 고통이 따르는 법이다. 박 면장은 주촌이 개발되면 될수록 심화되는 노인 소외현상을 아픈 손가락으로 꼽았다. 주촌면에 거주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모두 693명으로 주촌 전체인구의 16.9%를 차지한다. UN 기준에 따라면 고령사회인 셈이다. 박 면장은 성장의 흐름에 노인들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시와 주민들이 특별한 배려를 해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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