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중심으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주기 추모행사 열기 속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23일)를 앞두고 문 이사장은 2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개그맨 김제동 씨의 사회로 열린 '토크 콘서트'에 출연했다. 22일엔 부산대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을 성찰하는 책 '운명'도 집필하고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한 문 이사장의 접촉 강화는 갖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문 이사장은 지난 21일 김제동 씨의 '토크 콘서트'에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 받아 노 전 대통령과 인연, 자신의 개인 경험담을 중심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문 이사장은 "나는 공수부대 출신이고 주특기는 폭파병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당시 여단장이 전두환 씨였고 대대장이 장세동 씨였는데 그때는 경례를 했다"고 말해 청중들을 웃기기도 했다.
 
각종 토론회·외부행사 참석 활발
자서전 준비에 '이미지 부각' 분석

사석에선 "야권 뭉치는 일에
뒷짐만 지고 있진 않겠다" 발언 후
총선·대선 '문재인 역할론' 급부상

노 전 대통령 추모 기간 동안 문 이사장이 보인 행보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서 특별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토론회 등 외부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잦아진 데다 자서전까지 집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문 이사장이 대중을 상대로 본격 이미지 알리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회복하기 힘든 정치적 상처를 받자 친노 세력의 새 구심점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 이사장의 잦은 대중 접촉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문 이사장이 한 사석에서 "정치할 성격이 못 된다"면서도 "야권이 힘을 뭉치는 일에 뒷짐만 지고 있진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문 이사장의 역할론은 더욱 힘을 얻었다.
 
이 같은 발언은 차기 대선에서 문 이사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야권의 잇단 러브콜과 어울려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이사장이 정치권에 진입, 정치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면 진보개혁 진영에 큰 득이 될 것"이라며 "그가 대선후보군에 합류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지난 21일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친노 직계인 백원우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문 이사장이) 당장은 '서포터즈'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알고 있으나 민주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본인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 이사장의 총선·대선 역할론에 대해서도 "해야 한다고 본다. 본인도 거부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문재인 대망론'에 대해 "답답한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본인은 계속 사양하고 있지만 절제와 청렴, 강직한 이미지를 가진 문 이사장의 상품성 때문에 주변 권유가 계속되는 형국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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