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임으로 시작해 봉사로 전환
가야대 평생교육원 강의로 활성화
마을회관서 어르신들 마사지·쑥뜸
"봉침 타인시술 금지 규정 아쉬움"

"몸이 안 좋아서 도움을 받으러 왔다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건강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어요. 자연 치유로 건강을 되찾은 것처럼 다른 어르신들도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과 봉사,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챙겼다며 환하게 웃음 짓는 이들은 다름아닌 '대한자연치유학회' 회원들이다. 이 단체는 원래 봉사단체가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2001년 처음 만들어 졌지만, 봉사활동은 2005년부터 시작했다. 이후 2007년 가야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양봉과 생활건강'이라는 강의가 생기고, 2009년 평생교육원 동기회가 만들어 지면서 봉사활동은 본궤도에 올랐다. '양봉과 생활건강'은 대한자연치유학회 김봉성(49) 회장이 강사로 나서 봉침의 효과, 활용법 등을 가르치는 강의다.
 

▲ 성포마을에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쑥뜸, 마사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치유학회 회원들.

대한자연치유학회의 회원 대부분은 원래 건강에 관심이 많거나 몸이 안 좋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봉침 공부를 하면서 건강을 되찾았고 봉사활동에도 나서게 됐다. 지금 대한자연치유학회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회원은 30명이다.
 
양봉사업을 하는 회원 김문수(65) 씨는 "처음에는 벌이 사람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봉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 평생교육원에 등록하게 됐다. 건강에 좋은 봉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봉사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자연치유학회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곳은 생림면 생철리 성포마을 마을회관이다. 한 달에 한번씩 마을회관을 방문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봉사를 한다. 회원들은 양봉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들을 봉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관절염, 허리·어깨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복부에 맞춤 쑥뜸을 뜬다. 마사지를 하기도 한다. 다음 달부터는 봉사 장소를 한곳 더 늘려 한 달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대한자연치유학회 회원인 성포마을 송양복(58) 이장은 "한 달에 한번씩 마을회관에 봉사를 하러 간다.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한다. 봉사활동이 열리는 날만 기다리면서 항상 반겨준다. 어르신들이 '몸이 괜찮아졌다'고 하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경자(48) 부회장은 "그동안 바쁘게 살다 보니 한번도 봉사를 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그냥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것도 큰 봉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말벗이 돼 주면 어르신들은 정말 좋아한다.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웃었다.
 
대한자연치유학회 회원들은 봉침을 봉사활동에 활용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봉침의 경우 한의사 자격증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시술할 수 없어 봉사활동에 포함시키지 못한다. 대신 어르신들이 봉침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 허장욱(51) 봉사단장은 "벌침은 몸에 자극을 준다. 봉독으로 약리작용을 일으키고 온열작용을 한다. 사람을 치유하는 효과가 크다. 전문가라면 안전하게 시술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시술이 금지돼 아쉽다"고 밝혔다.
 
대한자연치유학회 회원들은 앞으로는 양봉과 관련해 꽃을 심는 봉사를 추가할 예정이다. 허 단장은 "양봉을 하기 위해서는 꽃이 많아야 한다. 성포마을에 꽃밭을 조성해 마을 분위기를 밝게 만들 계획이다. 어르신들도 예쁜 꽃을 보면 더 즐거워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벌이 사람에게 얼마나 유익한지 대부분 사람들은 잘 모른다. 김해 전체가 꽃밭이 돼 몸도 마음도 즐거운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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