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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육수와 탱글한 면발 … "두 그릇도 후루룩~"이한길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의 '진례옛날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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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08.12 09:25
  • 호수 234
  • 14면
  • 박현주 기자(phj@gimhaenews.co.kr)

물레질 하다 출출할 때 틈틈이 찾아
멸치육수에 삶은 달걀로 허기 달래

주인장 담백함 닮은 옛날국수 일품
맵싸한 열무국수·걸쭉한 콩국수 별미

사장 내외 수년째 어르신들 국수 대접
도예가·분청도자관 방문객 등 유명세

"여름인데 시원한 국수나 한 그릇 할까요?"
 
이한길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으로부터 김해분청도자관 근처의 '진례옛날국수'에서 간단히 점심이나 하자는 연락이 왔다. 김해분청도자관이나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취재를 갈 때마다 보았던 식당이다. 언젠가는 꼭 들러 먹어 봐야지 했던 곳이다. 이 이사장의 제의가 너무도 반가웠다.
 

   
▲ 이한길 이사장이 열무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올리며 진례옛날국수와의 인연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취재하기 힘들지 모르니 일찌감치 오라"고 당부했다. 오전 11시 30분쯤 식당 앞에서 그를 만났다. 식당은 분청도자관 도로 건너편에 있고, 그가 운영하는 '길천도예'에서 멀지 않다. "분청도자관에 갈 때도 들르고, 물레질을 하다가 출출하면 국수 한 그릇을 먹고 가는 집입니다. 국수는 아무래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니까요. 더운 여름에는 밥 먹는 것도 일이에요. 그럴 때는 시원한 국수가 최고지요."
 
진례옛날국수는 건물 밖에도 탁자가 마련돼 있다. 식당 안에 손님이 많을 때나, 혹은 시원하게 바깥에서 먹기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자리이다.
 
식당 안에 들어서자 김영환(59) 사장이 이 이사장을 반갑게 맞이한다. 단골손님이라기보다 분청도자기를 대표적인 자랑으로 내세우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끼리의 반가움이다. 취재를 하러 온 김에 국수를 좀 다양하게 주문했다. 옛날국수, 콩국수, 열무국수, 그리고 김밥 한 줄이었다.
 
   
▲ 진례옛날국수의 김영환(오른쪽) 사장과 부인 손정숙 씨.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탁자 위에 항상 준비돼 있는 계란부터 하나 까먹었다. 멸치육수에 삶아낸 계란이었다. 껍질을 벗기자 맹물에 삶은 계란과 달리 흰자에 육수물이 배어 있었다.
 
"국수는 주식은 아니지만 가끔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그럴 때면 와서 먹고 가지요.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로 계란을 까먹기도 하고, 또 국수와 함께 먹으면 든든하기도 하지요. 부족하다 싶으면 김밥도 한 줄 먹고요. 요즘처럼 더울 때면 콩국수가 별미이죠. 시원하고 고소하고요. 이 집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국수를 먹으러 왔습니다. 사장 내외가 다 몸이 불편한데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배울 점도 많습니다. 분청도자기 축제 때는 사장이 봉사도 할 만큼 지역과 축제에 대한 애정도 많습니다."
 
진례옛날국수는 진례지역에서 활동하는 김해의 도예가들은 물론이고 분청도자관과 분청도자기축제를 자주 보러 오는 사람들 사이에는 꽤 많이 알려진 유명 맛집이다. "도자기를 보러 왔다가 국수도 먹고 가는 겁니다. 제대로 밥을 먹자면 시간이 걸리니까요. 인근에 국수집이 하나 둘씩 생긴 것은 어쩌면 이 집 때문인지도 몰라요. 떡국도 아주 맛있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인기 메뉴이죠."
 
   
 
이 이사장이 식당의 유명세를 설명하는 사이에 국수가 나왔다. 김 사장은 국수 세 그릇과 김밥 한 줄, 얇게 썬 땡초, 단무지, 고춧물 양념이 곱게 물든 깍두기를 내왔다. 소금, 채를 썬 김 고명, 깍두기 단지는 식탁 위에 미리 준비돼 있었다.
 
"열무국수는 매워요." 김 사장은 좀 전에 주문을 받을 때 했던 말을 또 했다. 매운 맛을 좋아하니 안심하라 했더니 빙긋이 웃었다. 열무국수는 서걱서걱한 얼음육수, 맵싸한 열무김치와 함께 먹으면 제격이다. 옛날국수에는 부추, 단무지, 당근채를 고명으로 얹고 양념간장을 뿌렸다. 여기에 김 고명과 입맛에 따라 땡초를 넣어 먹는다. 차가운 국물이 더위로 지친 몸을 씻어주는 듯 시원했다. 오이채 고명을 얹은 콩국수는 걸쭉한 콩국으로 말아냈다. 소금간은 먹는 사람 입맛대로 조절하면 된다. 고소한 콩국물은 더위를 견디어 내느라 고갈된 몸속의 빈 영양분을 채워주는 기분이 들 만큼 진했다. 국수 면발은 쫄깃쫄깃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했다. 두 그릇 정도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사장은 부산에서 살다가 20년 전에 진례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국수장사를 한 지는 15년이 넘었어요. 도로 저편에서 하다가 현재의 자리로 옮긴 건 4년 쯤 됩니다." 그가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나르는 사이 부인 손정숙(53) 씨는 국수를 삶고 주방 일을 했다.
 
잡맛이 없고 깔끔한 육수 맛과 쫄깃쫄깃한 국수 면발의 비결을 물어보았다. 김 사장은 비결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그저 멸치로 육수를 우려냅니다. 국수는 '구포국수'인데 창녕에 국수공장을 가진 업체 제품을 사용합니다. 여러 국수를 골고루 먹어보고 결정했지요.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어요. 양심을 지키면서 장사를 할 뿐입니다. 정직한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껏 조리하고, 손님에게 친절하게 하는 것. 그게 다입니다."
 
   
▲ 바깥에도 탁자를 마련해 둔 진례옛날국수 전경.
이 이사장은 사장 내외가 어르신 식사대접을 하는 등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쑥스러운 듯 말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몸이 불편해요. 둘 다 부모를 일찍 여의었어요. 그래서 부모 생각이 나서 5월 한 달간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국수 한 그릇씩 대접하는 겁니다. 국수 장사를 하고 있으니 국수 한 그릇 정도는 대접할 수 있습니다. 분청도자기축제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축제, 자랑스러운 축제에요. 주민으로서 쓰레기도 줍고 축제를 돕는 것일 뿐입니다."
 
국수는 누구나 가볍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의 가격을 지금도 유지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가스 1통 가격이 8천500 원이었다. 지금은 4만 5천 원이다. 그러나 국수 가격은 그대로다. "부재료 값이 올라도 국수 가격을 올릴 수는 없어요. 밥이 아니라 국수니까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해요. 국수는 국수니까요."  

▶진례옛날국수/김해분청도자관 맞은편. 055-345-3932. 옛날국수 3천~4천 원, 콩국수·열무국수·떡국(겨울) 4천~5천 원, 김밥 1줄 2천 원, 육수계란 3개 1천 원.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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