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일준은 혼혈로서 피부색이 검다. 검은 색은 콩팥의 색깔이며, 오행으로는 수(水)에 해당한다.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콩팥이 발달하여 그 기능이 강하며, 살아가면서 많이 써먹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콩팥이 먼저 약해지기도 한다. '주조어갑(走鳥魚甲)'의 닮은 꼴로 분류하는 데 있어서 콩팥이 발달하면 어류(魚類)로 본다. 흑인종이든 백인종이든 이 네가지 류(類)가 다 있지만 흑인들은 특히 어류가 많은 편이다. 어류는 힘이 좋고 엉덩이가 발달해 있으며 취집본능이 강해서 살도 쉽게 잘 찐다.
 
박일준은 어류의 형상도 보이지만, 전형적인 어류라기엔 입이 작고 대신 코가 길게 쭉 뻗어서 발달한 형상이다. 코가 이렇게 길게 뻗어 있으면 간(肝)이 발달한 주류로 본다.
 
머리가 곱슬머리인데 곱슬머리는 몸에 열이 많다. 열이 많다보니 성격도 다혈질이다.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의 모양이 쭉 뻗어나가지 못하니 하는 일이 맘대로 안 풀리면 정서적으로 울(鬱)하기도 쉽다. 스트레스에 민감한 것이다.
 
박일준은 아주 젊은 나이때부터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며 과음으로 간경화증세를 갖게 됐고, 2002년 복수가 차올랐고 피를 토하며 쓰러져 병원에 갔더니 간경화로 인한 심각한 식도정맥 파열로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간경화는 간경변증이라고 하는데 만성적인 간의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 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어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간경변의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과음, 독성물질의 사용으로 인해 간의 염증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거미 모양으로 나타나거나, 확장된 혈관이 튀어나올 수 있다. 손바닥이 정상보다 붉어지고, 남자의 경우 가슴이 커지며 성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비장이 커져서 왼쪽 옆구리에 덩어리처럼 만져지기도 하며, 심하면 복수가 차고 양쪽 다리가 붓는다. 간기능 저하로 황달이 나타날 수 있고, 간성혼수로 인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식도의 정맥류 출혈이 생기면 피를 토하거나 검은변이나 혈변을 본다.
 
간경변은 한번 발생하면 계속 진행되어 간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여러 합병증이 생기는데, 복수가 차고 다리가 부어 식사와 거동이 불편해지며, 복수가 생겼을 때 세균 감염으로 복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식도정맥류로 인한 출혈은 심할 경우 생명에 지장이 생긴다. 신장의 기능도 저하되며, 간암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르게 되니 무서운 질환이라 할 수 있다.
 
간경변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간적(肝積), 간옹(肝癰) 등의 병증에 해당된다. 간적은 좌측 옆구리 아래에 술잔을 엎어놓은 것 같이 붓고 딸꾹질을 하며, 옆구리가 아프고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열이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 간은 목(木)에 해당하므로 얼굴빛이 푸른빛을 띤다. 푸른 색이라고 해서 하늘색처럼 푸른 것이 아니라 윤기가 없이 푸르죽죽한 느낌으로 검푸른색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간옹이라는 것은 갈비뼈 끝부분이 아프거나 부어 오르며 양측의 겨드랑이가 그득한 느낌이 들면서 불편하고 누워 있으면 불안해지고 소변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간경변은 B형 간염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지나친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박일준은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지만, 간경변 환자라면 금주가 필요하고 무분별한 건강식품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간에 좋다고 알려진 민간요법들이 잘못하면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치기도 한다. 간에 질환이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복용이 가능한 한약처방들이 있으며 한약을 복용할 시에는 한의사의 복약지도하에 복용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해뉴스

강유식
부산 장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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