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의원 총선 불출마 이유 논란
정부 입각설 "부모 이름 걸고" 부인


'대선 준비설, 패배 회피설, 아니면 다른 피치못할 이유?'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김태호(김해을·사진) 국회의원이 내년 4월로 예정된 제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를 놓고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조만간 장관 등으로 입각한다, 대선을 미리 준비한다,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어 도망가는 것이다' 하는 분석이 있다. 또 하나 개인적인 치부 때문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말도 있다.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복합적 노림수가 있는 것일까.

김 의원은 지난 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김해을 당원협의회 위원장 자리도 내려놓았다. 김해을 당협은 당장 사고지구당으로 전락했다.

그는 그러면서 총선 불출마가 정계 은퇴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직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터져나온 건 입각설이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추후 입각을 제의받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상당수 언론들이 이 주장에 주목했다. 김 의원의 현재 상황이 2010년 1월과 비슷하다는 게 입각설의 근거였다.

당시 경남도지사였던 그는 갑작스럽게 도지사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입각설이 나오자 "청와대와의 협의, 장관직 진출설 등 어떠한 제안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정치일정은 임기가 끝난 후에 생각해 보겠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불과 몇 달 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지난 4일 김 의원은 김해시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입각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 의원은 "입각 제의는 전혀 없었다. 과거 도지사 3선 불출마 선언 뒤 몇 개월 만에 국무총리 후보가 됐으니 이번에도 또 그런 것 아니냐고 하지만, 부모 이름을 걸겠다"며 부인했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입지를 넓히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장유에서 열린 김해을 당원협의회 당직자 간담회에서 이런 뜻을 넌지시 비추기도 했다. 그는 "제게는 꿈이 있다. 우리는 왜 40대 대통령을 가질 수 없나. 실력을 더 쌓고 시대의 요청에 걸맞은 정치인이 돼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대선준비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김해지역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게 두려워 발을 빼는 것이란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반적인 여론을 보면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 의원은 그동안 지역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지역구를 방치한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일부에서는 그가 나중에 말을 바꿔 수도권에서 출마하거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려 한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아예 다른 분석도 있다. 정치적, 법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4일의 김해 기자간담회에서는 "김해의 대표적인 기업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어떻게 된 거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의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상황이 어리둥절할 때는 뭔가 말 못할 이유가 있는 법이란 말도 함께 나돌고 있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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