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림·김해글로벗도서관 사서
"기름, 물, 섞습니다. 안 섞이잖아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요? 카푸치노요. 우유는 커피랑 잘만 섞이는데…."
 
지난해 개봉한 프랑스 영화 필립 드 쇼브홍 감독의 '컬러풀 웨딩즈'의 대사다.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의 두 아버지가 나눈 대화다. 프랑스 상위 1%의 상류층인 클로드 부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며 뼛속부터 순수혈통이다. 그러나 세 딸이 차례로 아랍인, 유태인, 중국인과 결혼한 뒤로 집안에서는 매일같이 문화적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기 일쑤다.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의 차이를 보여주는 영화 속의 이 대사는 비단 프랑스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이민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다인종, 다문화시대로 진입했다. 특히 김해는 경남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정과 달리 우리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을 피하거나 놀리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섞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유 없이 그들을 무섭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가 모이는 김해글로벗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정이 많고, 순수했다.
 
"파키스탄 과일인데 먹어보세요. 맛있어요.", "일본여행을 다녀 왔는데, 선생님 생각이 나서 사왔어요. 작지만 선물이에요"라며 작은 선물 하나라도 건네주는 분들이다.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모르지만, 그들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면서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차례이다. 편견을 지우면 '컬러풀한 김해'를 만날 수 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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