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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축소판 '손' 자극과 건강의 생활상식수지침, 가정내 응급치료 민간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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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1.05.24 13:14
  • 호수 25
  • 14면
  • 강민지 기자(palm@gimhaenews.co.kr)

   
 
A(49)씨는 요즘 수지침에 푹 빠졌다. 고질병으로 가지고 있던 어깨통증이 수지침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틈만 나면 왼손 약지에 스스로 침을 놓는다. 준비물도 침 하나만 있으면 되니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 특히 좋다.
 
수지침은 민간요법으로 양의와 한의를 통틀어 의학계 전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특히 침의 경우엔 시술자격이 한의사로 한정돼 있을 정도로 배타적이다.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몸 안에 남은 침(鍼)을 두고 한의학계와 침술계가 팽팽한 대립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누구나 민간요법 하나쯤은 알고 있다. 어린 시절, 배앓이를 할 때마다 실로 손가락을 동동 매고 바늘을 콕 찌르는 할머니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래도 하고 나면 시원했다. 새카만 피가 손가락을 빠져나가면 명치에 걸려있던 체기도 따라서 쑥 내려가곤 했다. 그러니 '수지침'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진 말자. 체하면 바늘부터 생각나는 것이 일반인들의 인식이고, 집 안의 응급행위에 법적인 테두리를 가하는 것도 조금 가혹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도 위험하니, 그냥 병원을 가기엔 머쓱하고 여건이 되지 않을 때 사용하는 간단한 '응급치료상식'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좋겠다.
 
수지침은 지난 1971년 민간요법을 발달시키면서 탄생했다.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꾸준히 그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 열린 김해 가야문화축제에서도 수지침 부스에는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별 다른 장비가 필요 없고 시술이 간단한 데다 비교적 그 효과가 입증된 탓이다.
 
   
 
수지침에서 '손'은 곧 '몸'의 축소판이다.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하겠지만 혈관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는 곧 아픈 곳마다 침을 찔러야 할 곳도 달라진다는 뜻. 우선 손바닥을 쫙 펴본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은 몸의 양다리다. 가운데 손가락은 목이고 검지와 약지는 어깨다. 쉽게 생각해서 어린 아이가 목을 들고 손발을 이용해 기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다리가 아프면 엄지와 새끼를 콕콕 주무르고, 어깨가 결리면 검지와 약지를 눌러주면 된다. 기본 원리는 이렇고 손가락 마디나 손톱의 위치 등에 따라 관련 부위나 효과가 다 다르다. 병마다 자극을 줘야하는 부분이 미세하게 달라진다는 뜻. 준비물은 간단하다. 침과 휴지만 있으면 된다. 최근엔 수지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시중에서 시술 시마다 일회용 바늘만 갈아주면 별다른 통증 없이 수지침을 놓을 수 있는 기계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고려수지요법봉사회 김해수지회 박수지 회장의 도움말을 받아 수지침의 세계를 간단히 소개한다.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다면 고려수지침학회가 여는 세미나에 참석해 보자. 문의 055)337-6547, www.khsoojichim.co


각종 증상별 수지침 사용 부위와 효과 ────────

   
 
① 소화불량
흔히 체했다고 한다. 밥을 급하게 먹거나 신경 쓰는 일이 많을 때 음식이 명치끝에 걸려 있는 기분이 든다. 보통은 양손을 모두 따고 발가락도 따는 사람도 있지만, 이럴 땐 새끼손가락과 엄지 그리고 약지에 자극을 주는 것이 옳다. 새끼손가락과 엄지의 제일 끝의 정중앙을 수지침에선 위장 혈이 흐르는 자리라고 한다. 더부룩하게 속이 답답할 때는 이곳에 바늘 등으로 자극을 주면 효과적이다. 약지 손톱 밑은 대장 혈이 흐르는 자리다. 위장 혈 자극으로 소화에 별 진척이 없다면, 대장 혈 자리도 함께 따주는 것이 좋다.
 
② 두통
묵직한 두통이 있을 땐 중지에 자극을 준다. 수지침에선 중지가 사람의 머리로 이어진다고 본다. 두통이 발생할 경우 중지 머리끝과 손톱 주변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바늘로 중지 끝과 손톱 바로 밑 두 군데 정도 따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수지침은 보통 몸 안의 피를 밖으로 내는 것이 정석이지만, 아프거나 불안해서 싫다면 볼펜 등으로 자극만 줘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③ 생리통
손바닥은 복부와 관련 있다. 손바닥의 중앙을 배꼽으로 보고 아랫부분을 다른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이 자리는 침을 놓지 않고 주로 뜸을 둔다. 다른 곳에 응용해도 좋다. 소화가 안 될 경우 침을 놓는 것과 동시에 손바닥 중앙 윗부분을 위 등 소화기관으로 보고 주무르거나 누르는 등 자극을 주면된다.
 
④ 스트레스
현대인의 고질적인 질병인 스트레스에도 수지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럴 땐 검지의 바깥측면을 살피면 핏줄이 긴장돼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엄지손톱 바로 밑과 새끼손톱 밑을 따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가 갑자기 경기를 할 때도 상황은 같다. 경기도 따지고 보면 스트레스의 일환으로 발생하기 때문. 단 아이의 경우는 어른보다 체력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침은 금한다. 경기엔 새끼손톱 밑이 가장 도움이 된다.
 
⑤ 어깨 결림
책상에 앉을 일이 많은 직장인이나 학생에겐 어깨 결림이 늘 고통스럽게 따라다닌다. 이도 수지침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어깨 결림은 뼈의 문제보단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 이 때는 어깨와 이어져 있는 검지와 약지에 자극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침을 놓을 때는 약지 손톱 밑과 중간 마디 두 군데를 따주면 된다. 또 어깨 통증은 목에서부터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끝이 뾰족한 물건으로 목의 혈이 흐르는 중지 둘째마디 세 군데 정도를 지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압은 한 자리당 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⑥ 감기몸살
감기기운이나 열이 높을 때는 해열과 발열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가정에서 응용하려면 새끼손가락 손톱 근처 두 군데를 따주면 된다. 침을 이용하기 번거롭거나 피를 보는 것이 싫다면 최근엔 밴드 형식으로 손에 붙이고 만 있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판매 중이니 취향대로 선택해보자.
 
⑦ 불면증
이것저것 고민거리가 많아지면 쉽게 잠들기가 어렵다. 또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올라가는 기온에 숙면은 점점 더 힘들어 진다. 이럴 땐 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을 고루 자극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손바닥을 안쪽이 보이도록 뒤집고, 검지 첫 마디 윗부분과 두 번째 마디 측면에 각각 침을 놓고, 약지의 첫째 측면 마디선과 새끼의 첫째 측면 마디선에도 같은 자극을 준다. 건강한 사람인 경우 양손 모두 침을 놔도 좋지만, 체력이 조금 떨어지거나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경우엔 한 쪽 손에만 시술한다. 수지침을 놓고 30~40분 정도 후에 잠드는 것이 좋다.


 Tip. 이런 점은 주의하세요 ───────
공복이나 몸이 허약한 상태에선
수지침 사용 말고 여러 사람 중복 사용 금물

수지침은 자가 치료로 손바닥에 시술을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지만, 공복이나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뜨거운 물이라도 꼭 한 잔 마셔야 한다.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도 권장되지 않는다. 도구로는 보통 가정에 비치된 바느질용 침을 이용하는데 이는 감염의 위험이 있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지침용 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침을 꼽아두고 오랫동안 두는 것은 위험하다. 간단히 피가 나올 정도로만 살짝 붙였다가 뗀다. 또 침을 소독 없이 여러 번 사용하거나 여러 사람이 돌려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인식'을 갖는 것이다. 박수지 회장은 "수지침은 건강보조수단으로 생각하고 병의 치료는 병원과 전문 인력을 우선으로 할 것"을 권장한다. 어설픈 의사흉내는 절대 금물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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