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와 사우나에 갔다가 맹장수술을 받았다던 친구의 배를 아무리 살펴 봐도 수술자국이 없어 고개를 갸우뚱거린 적이 있다.

이 친구는 복강경수술 중 배꼽으로 구멍을 내고 시행하는 단일통로 복강경술을 받아 수술자국이 전혀 없었다.

이처럼 최근 외과 수술이 급속하게 발달돼 복강경 기구를 통해 수술하는 복강경술이 발달하고 있으며, 현재는 복강경수술보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로봇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무개복 또는 최소개복 등과 같은 최소침습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어떻게 하면 수술 받는 환자들이 수술 후 통증과 흉터를 적게 남기면서 회복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담낭(쓸개)결석으로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데 15㎝ 이상의 피부를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시행했다. 따라서 수술 후 고통이 오래가고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입원 기간도 10여일 이상으로 길었다.

이에 반해 복강경 수술은 배꼽을 중심으로 지름 5~10㎜가량의 구멍을 3~4개 뚫고 도관을 삽입해 카메라와 집게 가위 등을 따로 투입해 모니터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하는 시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방법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최신 단일통로 복강경수술(LESS, Laparo Endoscopic Single Site Surgery) 기법이 국내에 도입돼 흉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다른 수술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LESS 기법은 환자를 전신 마취한 후 배꼽에 지름 1.5~2㎝의 구멍을 하나만 낸 다음, 복부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불어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수술하는 시술이다. 최종적으로 배꼽 성형술을 시행함으로써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이와 같은 장점 때문에 수술 흔적이 남는 것을 꺼리는 미혼 여성이나 미용에 관심이 많은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수술 후 입원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단순 복강경 담낭절제술(4~5일)의 절반인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복강경으로 가장 많이 수술하는 질환으로는 급성충수염(맹장염)과 담낭결석을 들 수 있으며, 탈장이나 상부위장관(식도·위·십이지지장), 하부장관(대장)의 양성질환과 최근에는 위암, 대장암, 직장암, 간암 등도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서혜부(inguinal region, 대퇴부의 기부) 탈장수술은 여러 가지 수술방법이 있지만 가장 나중에 개발된 복막외접근탈장교정술(TEP, Totally Extraperitoneal Herniorrhaphy)이라는 복강경수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복강 내로 들어가지 않고 복벽과 복막의 틈새를 벌려 탈장의 결손이 있는 부위를 광범위하게 노출시킨 뒤 탈장낭을 환원시키고 인공막을 끼워 넣는 방법이다. 이 시술은 여러 가지 복강경탈장교정술 가운데 가장 간단하면서 견고하게 교정할 수 있으며, 서혜부에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탈장을 모두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체형이나 과거 복부 수술 병력 및 동반질환 등으로 인해 복강경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 후 장 좋은 수술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해삼성병원 박우일 외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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