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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한 점과 소주 한 잔, 소통 매개체죠"엄정 시의원의 '해반천 뒷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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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08.26 09:24
  • 호수 236
  • 14면
  • 주재현 기자(power@gimhaenews.co.kr)

   
▲ 엄정(오른쪽) 시의원과 '해반천 뒷고기' 이상모 사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힘들고 지칠 때 심신 달래주는 곳
사람들과 세상 이야기하는 '사랑방'

가격 저렴한 뒷고기 맛 좋아 즐겨
특제 소스에 찍어 먹어야 풍미 더해

주인과 5년 전 인연 맺어 '호형호제'
가게 오면 고깃집 했던 어머니 생각도

지난 21일,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무더위에 지친 몸이라 비는 무척 반가웠다.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청량감을 주는 비만큼이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 삼계동 1414-2에 있는 '해반천 뒷고기'.
엄정 김해시의원이었다. 사전에 약속을 한 상태여서 장소와 시간을 정한 뒤 간단하게 통화를 마쳤다. 평소 '나와 맛집' 지면에 관심이 많았다는 엄 의원은 고깃집을 추천했다. 약속 시간은 오후 3시였다. 점심 때 간단히 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엄 의원이 추천한 식당은 '해반천 뒷고기'였다. 삼계동 1414-2에 있는 곳이었다. 식당 주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가게는 평소 오후 4시에 문을 열지만 이날은 특별히 시간을 배려해 주었다고 한다. 건장한 체격의 주인은 이상모(55) 씨였다.
 
"형님, 고기 먹고 싶어 왔어예." 엄 의원이 먼저 말을 건네자, 이 씨는 "퍼떡 앉거라. 의정활동 때문에 많이 바뿌제"라면서 자리를 권했다. 이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엄 의원에게 물었다. "밥집이 아니라 고깃집을 추천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는 "일단 숨을 돌리고 나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조금 있으면 왜 이곳을 찾아 왔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 안순화 씨가 주방에서 밥을 하고 있다.
이 씨는 먼저 식혜를 내놓았다. 후식으로 먹는 식혜가 처음부터 나와 생경했다. 그는 "우리 가게는 고기를 대접하기 전에 여름철에는 식혜를, 겨울철에는 생강차를 손님들에게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식혜는 이 씨의 동업자이자 이종사촌 여동생인 안순화(44) 씨가 직접 만든다고 했다. 안 씨는 지난해 10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이 씨와 함께 장사를 시작했다. 이 씨는 "집에서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먹었던 생강차를 겨울에 손님들에게 대접했더니 반응이 좋아 물 대신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식혜로 목을 축이는 동안 안 씨는 주방으로 들어가 고기와 밑반찬 등을 차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씨는 음식들을 접시에 담았다.
 
엄 의원은 "이곳에서는 뒷고기, 삼겹살 등 다양한 부위를 팔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적은 뒷고기를 주로 먹는다. 4명이 와서 배불리 먹어도 2만~3만 원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밥도 밥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 뒷고기 한 점과 소주 한 잔을 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힘들고 지칠 때 심신을 달래주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엄 의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이 씨는 김치, 오이냉국, 파무침, 계란찜 등 밑반찬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잠시 후 여러 부위의 고기를 담은 접시도 상 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 씨는 "볼살, 항정살, 머리골 등 돼지 어깨 윗부분의 살을 뒷고기로 사용하고 있다. 30대 때 유통업을 하면서 고기와 식자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게 지금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해반천 뒷고기 차림상   

고기는 안동에 있는 매장에서 국내산 냉장육으로 준비하는데. 김치냉장고에서 숙성을 시킨 뒤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했다. 또 고기의 육즙을 잘 보존하기 위해 손님들의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칼질을 한다고 했다. 단체손님이 올 경우에는 미리 도착시간을 확인한 뒤 30분 전에 고기를 준비해 놓는다고 했다.
 
이 씨가 숯불을 들고 왔다. 숯은 '비장탄'을 쓴다고 했다. 단단해서 고기를 구울 때 불꽃이 많이 일지 않는데다 불이 오래 가고 재가 거의 남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엄 의원이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점심 때 국수를 먹었지만 은은한 숯불에 고기가 익어가는 냄새 때문에 저절로 젓가락으로 손이 갔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잠시 식욕과의 전쟁을 미룬 채 마음을 가다듬었다.
 
"고기를 한 번 드셔 보세요. 다른 집하고 비교가 많이 될 겁니다. 우리 가족이 오면 기본적으로 10인분 정도를 먹습니다." 엄 의원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 의원은 "5년 전부터 이 집 주인과 인연을 맺어 호형호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음식 맛이 없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를 할 수가 없다. 한 번 소개시켜 준 사람들이 단골이 된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73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한 특제소스(위)와 바지락과 각종 야채가 들어간 된장찌개와 밥(아래).
고기 한 점을 입으로 넣으려는 순간 이 씨가 말렸다. 그는 "쌈장에 찍어 드셔도 되지만, 우리 집 특제 소스에 찍어 드셔야 더 맛있다. 특제 소스는 일흔 세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제 소스는 멸치액젓에 10여 개의 약재로 끓인 다싯물을 섞어 만든 것이라고 했다 특제소스에 고기 한 점을 찍어 먹었다. 액젓의 비린 맛은 전혀 나지 않았다. 돼지고기와는 기묘한 궁합을 자랑했다. 이 씨는 "제주도에서 똥돼지 구이를 먹어본 경험을 살려 소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엄 의원의 어머니도 17년간 고깃집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는 "안동공단 태광실업 입구 쪽 식당에서 어머니가 장사를 했다. 이 집 사장을 보면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억척같이 살아온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엄 의원의 말이 끝날 무렵 틈틈이 먹었던 고기는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안 씨가 된장찌개와 밥을 가져왔다. 바지락과 각종 야채를 넣어 끓인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그렇게 해서 늦은 오후 점심도, 이른 저녁도 아닌 한 끼 식사는 막을 내리고 있었다.  

▶해반천 뒷고기/삼계동 1414-2. 055-336-0575. 뒷고기(1인분)4천 원, 생삼겹살·가브리살·항정살 7천 원, 막창구이 8천 원, 밥+된장 3천 원, 볶음밥 2천 원

 주재현 기자 powe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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