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혜 독자·대저1동
광복 70주년을 맞아 토요일인 지난달 15일 대신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광복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그에 발맞춰 김해에서도 김해국립박물관에서 '김해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 만세' 행사 등이 열렸다는 소식을 <김해뉴스>에서 읽었다.
 
가장 눈에 띈 건 김해에서 최초로 만세 운동을 벌인 배동석 지사였다. 기사의 내용보다 더 눈길을 잡아 끈 것은 기사의 말미에 붙은 인터뷰 내용이었다. 한 주민이 "동상동에 오래 살면서도 배 지사를 몰랐다. 역사를 등한시한 게 부끄럽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기사를 죽 읽어가던 호흡이 그 인터뷰에서 멈춘 것은 비단 부끄러움이 그만의 몫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주민 뿐만이 아니라 많은 김해 시민들이 <김해뉴스> 기사 이전까지만 해도 배 지사에 대해 알지도,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몰랐기 때문에 부끄러운 것보다도 알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게 더 민망한 마음이었다.
 
부끄러움이 어디 배 지사에 대한 것뿐이겠는가. 김해에 살면서 김해 역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반 이상을 맞추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보다도 더 긴 시간 동안 김해에서 살면서 이곳이 어떤 역사를 지녔는지, 이곳에서 어떤 인물이 났는지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나 공간의 뿌리를 역사라고 한다면, 뿌리를 제대로 알았을 때 비로소 그 지역에 대해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제대로 알 때, 지역에 대한 긴밀한 애정과 진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대한민국 땅에 발붙이고 있는 이들에겐 가장 두껍고 튼튼한 하나의 뿌리인 광복절 덕분에 김해라는 지역의 뿌리도 함께 배웠다. 이 뿌리를 출발점 삼아 다른 뿌리들도 하나씩 건져 볼 생각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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