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김해의 한 자원봉사단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장의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대한 공개 질의 글이 올랐다. 이 단체는 2008년 설립 이후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 왔다는 평가를 받았고, 정기 후원자가 5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단체다.

글을 올린 사람은 단체의 핵심 회원 A 씨였다. 질의 내용은 단체 운영 방법과 후원금이었다. 그는 "B 회장이 회칙을 회원과 임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데다가 안건을 정상적으로 발의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해 시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에 상정하지도 않고 회장 연임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B 회장은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이어 불투명한 회계 관리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글에 따르면, 후원금 내역이 임원들에게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모금 활동에서 거둔 수입이나 행사 때 사용되는 지출금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기자에게 SNS 글 게재 사실을 제보한 이 단체의 한 임원은 "매달 약 150만 원의 고정후원금을 받고 있다. 대부분은 단체 사무직 간사의 월급에 사용된다. 또 각종 행사 때마다 모금 운동을 통해 거액의 후원금을 추가로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체 안팎에서 '회장이 후원금을 횡령한 것 아니냐', '행사를 여는 것은 회장 용돈이 부족해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고 한다. 모두 쉬쉬 하던 일이 한 회원의 SNS 공개 질의로 드러나는 듯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글은 이틀 만에 자취를 감췄다. A 씨는 "앞으로 잘 하기로 했다, 회장이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해명을 할 것"이라며 글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던 다른 회원은 "모든 회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운영을 해오다 이 지경까지 왔다. 봉사단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횡령이 아니라면 회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횡령 의혹까지 불거지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B 회장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행사를 치르며 생긴 해프닝"이라고만 해명할뿐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글을 올린 당사자나 회장 등이 모두 입을 다물어 버려 정확한 진상을 더 이상 알아내기는 어렵게 됐다. 과연 지금까지 벌어진 일은 정말 단순한 해프닝일까. 아니면 심각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시민들에게는 아니더라도 단체 회원들과 후원자들에게는 정확한 진상을 공개해야 옳은 일이 아닐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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