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농경사회이던 1955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다. 대학교 공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인연으로 토목직 공무원이 됐다.
 
1970~80년대 운 좋게 고향 김해의 일선 현장에서 농촌마을 담장 개량, 마을 안길 포장, 하천 교량 건설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에 파묻혀 지냈다.
 
1981년 김해군이 김해읍에서 분리돼 시로 승격됐다. 그때 도시행정을 담당하면서 '생태도시', '도농 통합도시' 등 여러 종류의 도시를 머리에 떠올렸다.
 
도시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일본, 유럽, 미국, 캐나다 등의 선진도시를 견학하게 됐다. 다양한 관련자료와 책을 접하던 도중 <꿈의 도시 꾸리찌빠>를 알게 됐다.
 
저자 박용남 씨는 대전 출신으로 대전시정연구단에서 일했고, 충남대·한남대 등에서 강의했다.
 
그는 '역사 경관을 지키는 시민모임' 상임대표로 활동하던 중 KBS방송국의 20부작 다큐멘터리 '생명시대' 제작에 현지자문을 하기 위해 1997년 5월 브라질 꾸리찌빠에 갔다. 그곳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은 책이 <꿈의 도시 꾸리찌빠>다.
 
꾸리찌빠는 브라질 파라나 주의 주도이다. 히우데자네이루(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남서쪽으로 약 800㎞ 떨어진 대서양 연안에 위치하고 있는 아열대 기후의 도시다. 평균 고도가 약 900m이며 총면적은 432㎢다. 대전보다는 약 100㎢가 작지만, 인구는 160만 명으로 대전보다 약간 많다.
 
꾸리찌빠는 남미의 변방에 위치한 제3세계의 전형적인 대도시다. 우리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제사회가 이 도시에 보내는 찬사는 너무나 화려하다.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시사주간지 타임),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 '희망의 도시'(<성장의 한계> 저자 도넬라 메도우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꾸리찌빠는 로마클럽으로부터 세계 12개 모범도시로 선정됐다. 유엔 인간정주회의에서 선정한 대표적인 도시 발전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국제기구와 연구소 등으로부터 상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꾸리찌빠는 대체 어떤 도시이기에 이 같은 국제적인 찬사와 공인을 받는 것일까. 우선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버스교통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아주 다종다양한 창조적인 사업을 통해 인간과 장소를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고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이후 사람 중심의 '휴먼시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에 대해 사례조사를 하고 연구를 하기도 했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내면서 '도시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곳'이라는 생각을 깊게 가지게 됐다. <꿈의 도시 꾸리찌빠>는 도시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갖게 했고 삶의 방향을 바꾸게 했다.
 

>>허성곤/김해중, 김해생명과학고, 부경대 졸업. 김해시 건설교통국장·종합민원국장·도시관리국장. 경남도 건설사업본부장·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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