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신공항 땐 김해 산 대거 훼손

▲ 이종출 부경대 전 부총장  
생림면·삼계동·주촌면·진영읍 산 절취
주거·농어촌산간 등 32㎞2 소음 영향권
지역 5개 사찰 종교 활동 방해 불가피

김해는 가덕 후보지와 밀양 후보지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김해시청 기준으로 김해는 가덕 후보지로부터는 직선거리로 24.7㎞ 떨어져 있다. 밀양 후보지으로부터는 19.8㎞ 떨어져 있다. 김해시청 기준으로 가덕 후보지에서 김해까지 주행거리는 29.3㎞이며 통행시간은 48분이다. 밀양 후보지에서 김해까지 거리는 37.1㎞이며 통행시간은 61분이다.

가덕 후보지는 김해에 진입표면, 수평표면 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밀양 후보지의 경우 진입표면 아래에 한림면의 절반, 주촌면과 삼계동 일부가 들어간다. 수평표면 아래에는 한림면, 진영읍 일부가 들어간다.

밀양 후보지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소음 영향을 받는 김해지역 면적은 주거지역 0.01㎢, 준주거지역 1.78㎢, 비주거지역 0.05㎢, 농어촌산간지역 30.21㎢ 등 총 32.04㎢에 이른다. 소음 피해를 받는 주민들은 아파트 1천611가구, 주택 199가구 등 총 1천972가구에 5천105명이다. 주요 시설로는 공공시설 6곳, 교육시설 5곳, 종교시설 15곳, 의료시설 1곳 등 모두 19곳이 있다. 항공기 소음은 종교활동을 방해하게 된다. 가덕 후보지의 경우 김해지역에 소음 영향이 없어 종교활동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 밀양 후보지의 경우 진입표면 하부에 한림면의 해룡사, 명강사, 대성암, 화은사 등 사찰 4곳이 있다. 원추표면 하부에도 진영읍 봉화사가 있다.

도시에서 산봉우리를 절취하면 안전 문제가 생기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산봉우리를 크게 절취해 공항을 건설하는 경우는 없다. 가덕 후보지는 김해의 산림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 밀양 후보지는 74만㎡를 훼손시키게 된다. 이에 따른 복구비는 54억 원, 공익적 가치손실은 434억 원에 이른다. 밀양 후보지의 경우 5개 지역에서 산봉우리를 절취해야 한다. 생림면 남측 윗안금 403m 산봉우리 가운데 높이 50m 가량을 절취해야 한다. 삼계동 김해수련장 북측 산봉우리 중에서도 높이 50m가량을 절취해야 한다. 또 주촌면 경운산(379m) 20m, 진영읍 봉화산(141m) 60m, 진영읍 신영리 경양주유소 북측(119m) 30m 가량을 절취해야 한다.


대구 쪽 "산 일부만 깎아도 가능" 주장

▲ 남태우 김해뉴스 편집국장
밀양·가덕 후보지 모두 자연훼손 우려
원형보전지역 설정해 관리할 필요성
건설비 등 경제적으로 밀양공항 유리


대구경북연구원에 대구, 밀양 측의 입장을 설명해 줄 발제자와 토론자를 추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자료라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대구 측에서는 두 가지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그래서 대구지역 언론, 대구경북연구원의 자료를 취합해 대구, 밀양 측의 입장을 대신 정리했다.

2014년 밀양, 가덕 후보지에 대한 생태환경조사를 실시했다. 후보지에 따라 5㎞ 직·간접 영향권 내에 다양한 자연자원과 생태환경 요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의 경우, '환경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형 1등급',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별도관리 구역'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장애물(산지) 절토 등에 따라 주변지역 일부 식생과 포유류(삵) 등의 일부 서식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덕 후보지는 환경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형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및 별도관리 구역(철새 도래지) 등이 분포해 생태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밀양과 가덕 후보지는 자연 훼손이 불가피함에 따라 원형보전지역을 설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부산은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산을 12개나 깎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실은 산봉우리 3개의 일부(5천만~6천만㎥)만 깎아도 건설할 수 있다. 가덕도 국수봉 전체(1억 760여만㎥)를 몽땅 들어내야 하는 가덕 후보지에 비해 환경 파괴가 훨씬 적다.

신공항 건설비, 물류 이동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밀양 후보지는 가덕 후보지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신공항 건설비의 경우 가덕 후보지는 활주로 1본(3천500m)의 중소규모 공항을 건설하는 데 순공사비가 6조 원 정도 든다.

반면 밀양 후보지는 활주로 2본(3천200m, 3천800m)을 건설하는 데 가덕 후보지보다 적은 비용이 든다.

접근성에선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 5개 시·도의 중간 바로 밑에 있는 밀양이 우리나라 남쪽 끝 부분에 위치한 가덕도보다 객관적으로 앞서 있다. 영남지역에서 항공화물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경북 구미인 점을 감안할 때 산업 등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밀양이 적합지다.


시민, 공항문제 주체로 나서야

▲ 김형수 김해시의원
시 찬반 입장 불명확해 정리 필요
김해 관문인 불암동 소음 피해 심각


신공항에 대한 김해시의 입장은 정리된 것이 없다. 경남도에 속한 김해시의 입장에서 밀양으로 신공항이 정해졌을 때 예상되는 김해시의 피해와 시민의 정서를 생각하면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입장이 어렵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지금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

저의 지역구는 소음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불암동은 김해의 관문이고 서낙동강에 위치한 아름다운 곳이지만, 항공기 소음과 고도제한으로 생활의 불편과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또 '중국민항기 사고'처럼 항상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김해시에서는 김해공항의 문제를 교통관련 부서와 환경 소음관련 부서가 담당하고 있다. 운항시간 연장, 공항 명칭, 동남권 신공항 문제의 경우 김해시의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동남권 신공항 등 항공기 운항에 따른 모든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관리하면서 김해의 피해는 줄이고 보상은 충분히 받아오기 위한 업무를 총괄적으로 책임감 있게 추진할 '김해시 공항문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야 한다.

소음과 김해공항 문제에서는 '불암동 소음대책위원회'가 김해를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 횟수가 늘어나면서 김해 전역이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항공기 운항시간 연장과 김해공항 명칭문제, 특히 동남권 신공항은 불암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해시민들이 공항 문제의 주체가 돼야 하며 합당한 보상도 받아야 한다.

여러 지역의 대표와 시민·환경단체가 함께 나서서 '공항문제 김해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소음 등 김해의 공항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안전한 공항 위해 이전 필수

▲ 정헌영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남풍·남동풍 불 때 시계 확보 잘 안돼
신어산 정상부 100m 이상 절단해야


김해공항에는 길이 3천200m, 너비 60m의 활주로 1본과 길이 2천743m, 너비 46m의 활주로 1본이 서로 평행하게 설치돼 있다. 활주로의 길이가 짧은 편이다.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고 있는 B747과 A380 항공기의 경우, 최대이륙 중량과 최대착륙 중량에는 큰 차이가 난다. B747이 최대이륙 중량으로 이륙한다면 이륙거리는 약 3천200m 정도가 된다. 뒷바람을 받으며 이륙한다면 이륙거리가 450m나 길어져 3천650m가 된다.

김해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3천200m로 짧기 때문에 항공기는 반드시 맞바람 방향으로 이륙해야 한다. 김해공항에서 유럽, 미주 노선을 운행하는 대형 여객기는 안전한 이륙을 위해 비행기의 중량을 줄여야 한다. 활주로가 긴 인천공항이나 해외공항에 가서 연료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

김해공항의 경우 북서풍이 불어오는 시기에는 항공기가 남동측 바다에서 북서풍의 맞바람으로 활주로로 진입하기 때문에 시계(視界)에 별 문제가 없다. 반면 남풍이나 남동풍이 불어 올 경우 북서쪽에서 남동풍의 맞바람 방향으로 진입해야 한다. 이때 북측에 해발 630m의 신어산이 있어 시계 확보가 쉽지 않아 신어산 앞을 돌아 김해공항에 진입한다. 비나 안개 등으로 시계가 불량할 경우 착륙에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어산 정상부를 100m 이상 절단해야 한다.

김해공항의 국제선 수요는 충분하나 활주로 용량 포화로 올해에만 1천640억 원의 관광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해공항 용량 확대는 운행시간 연장을 통해 가능하지만 부산 강서와 김해지역의 소음문제와 바로 직결된다. 소음문제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공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항으로의 이전이 필수적이다.


'정치논리' 악순환 중단할 때

▲ 박재현 인제대학교 교수
신공항 필요성 공감대 형성이 우선
환경 훼손 인정할 정량적 평가해야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라는 대규모 토목사업 논의는 부산과 경남·대구 사이에 첨예한 갈등을 유발시켰다. 정치인들은 대구, 경남에 가서는 밀양을 이야기하고, 부산에서는 가덕도를 이야기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 왔다.

신공항 건설이라는 갈등을 통해 정치적 이득만 생각하고 문제의 실체에 접근하는 것은 미뤄 버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선 후 손을 쉽게 어느 쪽으로 들어 주지 않았다. 이번 정부에서도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는 결정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신공항 건설은 엄청난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공항이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신공항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신공항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득은 어디가 더 큰가, 평가방법이 적절하고 균형을 잃지 않아 두 지역 모두 모두 수긍해 추후 논란이 최소가 되는 방안인가' 등을 평가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들은 지켜져야 한다. 먼저 경제적 측면이다. 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의 경제적 이득과 손실, 공항배후 효과, 건설비, 추후 활주로 건설 등 확장성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는 환경적 측면이다. 밀양의 경우, 김해지역의 산 절토와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가덕도는 광범위한 산 제거, 해안 양식장 피해가 불가피하다. 환경 훼손 정도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정량적 평가를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측면이다. 사업평가, 시행 등 정확한 일정을 제시하고 일정을 지켜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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