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줄날도래 등 생김새 제각각
오염 내성 달라 수질평가 지표로 활용


등산로나 삼림욕로를 따라 걷다 보면 물소리가 들려 온다. 물소리를 따라가 보면 역시나 편평하고 놀기 좋은 자리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 보자. 맑고 깨끗한 숲 속 계곡물이 크고 작은 여울과 소를 만들면서 시원스레 흘러내린다. 돌 하나를 건져 올려 뒤집어 보니 납작한 몸에 두 개의 긴 꼬리를 가진 벌레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다름 아닌 부채하루살이 애벌레다. 세 개의 짧은 꼬리를 치켜든 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등줄하루살이 애벌레도 눈에 띈다.

하루살이는 정말 하루밖에 살지 못할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하루살이는 어른벌레로 지내는 기간이 매우 짧다. 종(種)에 따라 다르지만 어른벌레로 지내는 기간이 2~3일에 불과하고, 생애의 대부분을 애벌레 상태로 물속에서 생활한다.

▲ 내동천 부채하루살이.

하루살이와 같이 생애의 일부 시기 또는 전 생애를 물속에서 생활하는 곤충을 수서곤충이라고 한다. 수서곤충은 대부분 담수생태계의 1~2차 소비자이며 종류가 다양하다. 개체 수도 풍부하기 때문에 민물고기 등 큰 동물의 좋은 먹이가 되므로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수서곤충은 종류에 따라 오염에 견디는 정도가 각각 달라 수질을 평가하는 지표생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하루살이류는 깨끗한 물에서만 볼 수 있어 수질오염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된다.

물속의 돌들을 더 들춰 보니 굵은 모래알들이 붙어 있는 곳에서 길쭉하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벌레들이 꿈틀꿈틀 기어 나온다. 돌 사이에 굵은 모래알로 엉성한 집을 짓고 살던 줄날도래의 애벌레다. 돌을 들추는 바람에 집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줄날도래의 집보다 작지만 훨씬 견고해 보이는 집도 있다. 주인은 이미 날개돋이를 하고 날아갔는지 빈집뿐이다. 날도래류의 번데기가 들어 있는 집도 보인다. 누가 만들었는가에 따라 생김새나 재료가 제각각인 것이 재미있다.

계곡물을 따라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보면 하루살이류나 날도래류처럼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좀 더 곤충답게 생긴 강도래류의 애벌레도 눈에 띈다. 겨드랑이에 난 흰 털처럼 보이는 아가미가 신기하다. 깨끗한 물에서만 볼 수 있는 강도래가 사는 것을 보니 계곡 물은 생각보다 깨끗한 모양이다. 아직도 김해에 이처럼 깨끗한 계곡과 물이 남아 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전대수 자연과사람들 책임연구원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