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창설 조만강 등서 정화 봉사
방범·교통정리·인명구조 활동도
시 등 지원 부족 자비로 예산 충당

지난 5일 장유 조만강에서 우렁찬 구호 소리가 들린다. 특전사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20㎏에 이르는 무거운 그물을 번쩍 들어 올린다. 이들은 김해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회장 길장근) 회원들이다.
 
이들은 이날 조만강에서 수중 정화활동을 벌였다. 김해시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50명도 동참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집게와 봉투를 들고 조만강 일대의 쓰레기들을 주웠다.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회원들은 조만강에 직접 들어가 쓰레기들을 주워 올렸다. 쓰레기와 그물을 올리는 작업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예산이 적어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만 물에 들어갈 수 있어 작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1990년 창설한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는 조만강, 화포천, 해반천 등 하천에서 20년 동안 정화작업을 벌여 왔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나 어부들이 수거하지 않은 그물을 걷어 올리는 게 주요 작업이다. 버려진 지 오래 돼 썩은 그물 안에는 죽은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 김해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회원들이 하천 정화활동 도중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김남구 구조대장은 "지난해 장마로 화포천에 쓰레기가 범람한 적이 있었다. 그 곳에서 정화활동을 벌였다. 수질오염이 너무 심해서 물에 한 번 들어갔다 오니 일주일 동안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면서 "조만강도 처음에는 수질이 나빴다. 몇 번 활동을 하면서 수질이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년간 계속 해 왔던 작업이지만 지원이 적어 아쉽다. 시 보조금 100만 원 정도로는 보트 등 장비들을 준비하기 힘들어 회원들이 자비를 보탠다. 보트가 한 대만 더 있어도 강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더 늘어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는 이밖에도 김해 곳곳에서 2주에 한 번씩 안전한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방범활동에 나선다. 오후 7시부터는 동상동 시장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오후 10~12시에는 장유에서 서부경찰서와 함께 방범활동을 한다. 여름에는 물놀이 사고에 대비한 봉사활동을 하러 다닌다. 명절에는 2~3일 동안 교통 정리 활동을 벌인다. 재난사고 때에는 인명구조 활동에 뛰어든다. 사체 인양 작업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김 구조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2002년 중국민항기 추락사고 때였다. 시체 정리를 하는 데 참극이 따로 없었다. 거뭇하게 흐린 하늘 아래 100여 명이 죽어 있었다. 슬퍼하는 사람들과 힘들게 구조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모습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조만강에서 썩은 그물을 끌어올리는 회원들.
수해가 나면 과수원에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큰 피해를 입기 전에 과일을 따 달라는 게 부탁의 내용이다. 회원들은 이를 마다않고 총출동해 과일을 수확해 주기도 한다. 길장근 회장은 "어디든 불러만 준다면 사소한 일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홍보가 제대로 안돼 아직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잘 알지 못해서 불러 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아직 잘 알아주지 않아도, 예산이 부족해 자비로 활동을 해도 이들은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길 회장도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사명감과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배운 기술들을 사회에 되돌려 주고 싶다. 특전사 출신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군에서 배운 인명기술로 사람을 구하는 일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어태희 인턴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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