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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비난 감수할 수 있는 용기'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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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10.07 08:51
  • 호수 242
  • 11면
  • 심영돈 삼방초등학교 교장(report@gimhaenews.co.kr)

   
 
스무 살 이후부터 지금까지 삶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거듭해서 읽는 몇 권의 책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이다. 생텍쥐페리는 전투조종사로 정찰 비행을 하다 실종된, 독일의 침공과 지배에 행동으로 저항한 신념과 용기의 작가다. 그는 아르헨티나 야간 항로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썼다.
 
<야간비행>에는 침착함과 용기의 화신인 우편기 조종사 파비엥, 냉철하고 빈틈없고 엄격한 항공우편국 책임자 리비에르, 자신의 외로움을 부하와의 따뜻한 인간관계에서 풀고자 하는 감독관 로비노가 등장한다.
 
20~30대에는 파비엥이 좋았다. 광활한 아르헨티나의 대평원 위를 야간에 장거리 비행하는 그의 고독이 멋졌다. 태풍의 한가운데서 연료가 바닥났을 때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그의 용기와 침착함이 좋았다. 게다가 야간비행이 주는 고독함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가의 문장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학교라는 조직의 책임자인 교장이 되고 난 뒤에는 리비에르를 지지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야간비행은 순간의 방심이 조종사의 목숨을 좌우하는 위험한 일이기에 그는 한 치의 오차도,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인간적이다. 고독한 인간인 것은 로비노든 리비에르든 마찬가지이지만, 그 내면의 강인함에는 차이가 있다. 비판과 비난을 감수할 강인함이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따뜻하고 인간적이면서도 조직의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하는 리더이고 싶다. 요즘은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니는 것이 이상이라고 하는데, 마치 따뜻한 얼음이나 평화로운 전쟁과 같은 그런 형용모순적 상황이 가능한 일일까. 어쩌면 따뜻함이라는 말이 임무의 완수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더 존중해 주는 적당한 타협을 포함하고 있는지 모른다.
 
한 조직의 리더는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신념을 위해 비난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 책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는지 모른다. 당신은 리비에르 같은 용기가 있는 사람이냐고.

   
 
김해뉴스

>>심영돈
/경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경남도교육청 장학사, 계동초 교감, 금동초·대청초·주석초 교장 역임. 현 삼방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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