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은지원의 얼굴은 각진 곳이 별로 없는 타원형의 부드러운 형상이다. 이런 형상을 혈과(血科)라고 한다. 몸이 운행되는데 있어 정기신혈의 네 가지 요소 중에서 혈(血)을 위주로 운행되는 형상이며, 혈액과 관련된 질환이 생기기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혈병(血病)은 출혈과 어혈(瘀血)의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출혈은 혈관 속을 도는 혈액을 감싸 안을 능력이 떨어져서 피가 새는 것을 말하고, 어혈은 혈액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엉겨 붙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혈과는 살짝만 부딪혀도 멍이 쉽게 들며, 부딪힌 기억도 없는데 멍이 들기도 한다. 어혈이 있는 경우 여성은 심한 생리통을 호소하며, 생리혈이 검고 뭉치는 양상을 보인다.
 
피가 새면 혈이 부족해지기 쉬워서 혈허증(血虛證)이 생긴다. 혈이 허하면 얼굴에 핏기가 없고 입술색이 창백하며 머리가 어지럽고, 앉았다 일어서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피부가 단단해지거나 거칠어지고, 대변이 단단해지면서 변비가 생긴다. 혈허하면 생리의 양이 줄고 주기가 부정확해진다.
 
최근 은지원이 기침을 하다 피를 토했는데, 검사결과 폐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지원은 평소에도 건강검진을 받으면 폐가 좋지 않으니 조심을 하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각혈은 대부분 기관지 동맥의 문제 탓에 생기며 기관지확장증, 악성종양, 만성 기관지염, 결핵 등의 병에서 잘 생긴다.
 
기침을 하는데 피가 나오는 증세는 한의서에서 해혈, 수혈 혹은 각혈이라고 한다. 각혈은 폐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장, 신장과도 관련이 있으며 몸이 차가운 상태보다는 몸이 열(熱)한 상태에서 잘 생긴다. 열이 생기면 물이 끓어서 넘치듯이 액체인 혈액도 마찬가지로 몸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되는 이치이다. 몸에 열이 있다 하면 크게 실열과 허열로 나뉜다. 실열은 지나친 음주나 스트레스가 오래 쌓여서 잘 생긴다. 허열은 체력이 저하되고 신장의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열이 생긴 상태이다. 은지원은 피로가 누적되면서 생긴 것으로 보아 허열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각혈을 생기게 하는 허열은 음허화동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음의 기운에 해당되는 물이 부족해지면서 음양의 조화가 깨져서 반대급부로 화가 많이 생겨버린 것이다. 비유하자면 냉각수가 부족해진 자동차와도 같은 것이다.
 
음허화동은 열이 오르는데 중년여성의 갱년기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열이 올라서 폐를 자극하므로 기침과 가래가 잘 낫지 않고 오래가며 발열이 있어서 감기라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많다. 음허화동으로 인한 열은 오전에는 크게 불편을 못 느끼다가 오후가 되면서 심해지고 해질녘에 가장 심하다. 열감을 크게 못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피로감으로 나타난다. 매일 특정 시간대에 피로해진다면 음허화동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열이 오르면 얼굴이 붉어지는데, 특히 광대뼈와 입술이 붉어진다. 소변도 색이 진해지다 못해 붉은 색을 띠기도 하며 소변의 양이 줄어들기도 한다. 열이 올라 진액을 말리기 때문에 몸이 자꾸 말라 들어가고 체중이 빠진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정력이 약해진다.
 
음허화동증은 여러 가지 증상들로 나타나지만 밤에 자다가 식은땀을 흘린다면 음허증인 경우가 매우 많으니 평소에 체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음허화동증은 소모성질환의 일종이므로 결핵이나 당뇨병환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쉽게 개선되는 병증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요양을 하는 것이 좋다. 수면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야간에 푹 자는 것이 중요하며 음주와 지나친 부부관계는 피하는 것이 좋다.

 




김해뉴스
강유식 부산장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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