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김해공항 운항시간 연장 추진
김해시민 제외한 채 주민 간담회 개최
수면 방해 등 일상생활 큰 불편 우려


부산시와 한국공항공사가 김해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어 수면시간 소음 피해를 우려하는 김해시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7일 김해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시간 연장과 관련해 부산시 강서구에서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부산시는 운항시간 연장을 결정한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런 논의 과정에조차 김해시민들은 초청받지 못했다.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시간은 2008년 종전 오전 7시~오후 10시에서 오전 6시~오후 11시로 2시간 연장된 바 있다. 이후에도 김해공항 포화 상태가 이어지자 부산시와 공항공사 측은 운항시간을 오전 5시~밤 12시로 2시간 더 늘리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 김해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하는 장면. 부산시와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운항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개항 이후 최초로 이용객 1천만 명을 달성한데다 국제선 이용객 역시 지난 1월에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다인 5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김해공항의 수용능력 부족으로 추가노선 개설에 어려움이 커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괌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소속 항공기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했다가 운항시간 제한에 걸려 다음날 오전 이륙한 일이 발생하자 부산지역 언론 등을 중심으로 항공기 운항시간 연장 필요성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시간을 2시간 연장하면 항공기 운항편수가 하루 10여 편 이상 늘어나게 돼 경제적 효과가 크다. 그러나 김해지역 주민들의 소음 피해는 더 심해진다. 게다가 종전에는 소음대책지역에서만 소음 피해가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불암동·삼정동·부원동·봉황동 등 지역에서도 심야·새벽 수면시간대에 소음 피해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암동에 사는 주민 김 모(50) 씨는 "지금도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항공기 이·착륙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을 때가 적지 않다. 주민들이 항공소음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조용한 밤과 새벽에 소음이 발생한다면 피해 체감도는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봉황동 주민 이 모(24) 씨는 "항공기 소음이 거슬리긴 했지만 소리가 큰 군용기를 빼면 생활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조용한 새벽이나 밤에 비행기가 날면 소음 피해가 더 클 것 같다"고 걱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김해공항을 실제로 관리하는 것은 부산시가 아니라 한국공항공사, 부산지방항공청, 공군이다. 부산시는 주민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고 이다. 부산시가 김해시민들의 의견까지 수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공항공사에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운항시간 연장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부산의 소음대책주민협의회 등 대표자들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월부터 항공기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김해공항 항공기 항로가 일부 변경됐다. 김해시와 김해시민들은 관련 내용에 대해 통보 받은 일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항로 변경은 남풍이 불 때 김해공항 남쪽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항로를 남쪽에서 남서쪽으로 일부 바꾼 것이다. 김해 지역은 공항의 북쪽에 있기 때문에 이전과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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