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수술을 하게 되면 병원에서 8시간 '금식'을 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금식을 해야 할까요?
 
수술 전 금식을 하는 이유는 마취 시에 사용되는 약제와 의사가 시행하는 시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위 속의 내용물이 역류해 폐로 흘러들어가는 것과 이로 인한 흡인성 폐렴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수술 전 금식에 대한 지침은 위장관 수술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팔다리 수술을 위한 '전신마취', 간단한 성형수술 등을 위한 '수면마취', '척추마취(하반신 마취)' 환자 등 마취를 실시하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 됩니다. 특히 수면마취의 경우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전신마취 시에는 수술하는 동안 인공호흡을 위해 입에서 기관지까지 튜브를 넣어 호흡 경로를 안전하게 확보한 후 수술을 시행하지만, 간단한 수술을 위한 수면마취 시에는 튜브를 넣지 않고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수면을 위해 사용하는 약제가 기도 반사를 약화시키고 구토를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가끔 술이 만취된 사람에게서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것 또한 알코올로 인한 기도반사의 소실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하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수술과 관련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전 적극적인 금식을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일반적인 금식에 대한 기준은 섭취한 음식에 따라 정하고 있습니다. 맑고 덩어리 없는 깨끗한 액체(물, 탄산음료, 커피 등)는 2시간 이상, 모유는 4시간 이상, 우유는 6시간 이상, 고형식은 6~8시간 이상의 금식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액체인 경우에는 섭취 후 대략 1시간 후에 95%정도가 위에서 배출되는 반면 고형물인 경우에는 2시간이 지나도 50%가 위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폐 흡인의 가능성이 높은 위장관 운동장애 환자, 당뇨환자, 산모, 기도 관리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환자, 사시·내이·복강경·위장관·제왕절개 수술 환자 등은 이 보다 더 오랜 시간의 금식이 필요합니다.
 
최근 수술 당일 입원해 수술하는 '당일 수술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환자의 말만 믿고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칫 환자가 금식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의사에게 금식상황을 허위로 말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흡인성 폐렴이 발생한다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환자의 금식에 따른 불편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병원들의 원칙은 변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원들은 8시간의 금식 시간을 엄격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마취와 관련된 내용이며 수술에 따른 금식도 많기 때문에 임의로 금식 시간을 변경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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