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4곳 돌며 음악 재능기부
장유 율하에서 희망음악회도 진행
회원 17명 자비로 각종 비용 충당

"내가 오늘만 기다렸다 아이가. 늘 고맙고 고맙데이."
 
요양원 침대에 몸을 누인 할아버지가 배식용 요구르트를 건네주며 인사를 한다. 거칠지만 따뜻한 손의 온기에 울컥 눈물이 난다. 한 달에 네 번 김해의 요양병원들을 돌며 재능기부 봉사를 다니는 '소리사랑어울림 공연봉사단' 회원들은 이렇게 봉사를 할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소리사랑어울림 공연봉사단은 노래 등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요양병원에서 재능기부 봉사를 하는 봉사단체다. 회원은 총 17명이다. 소리사랑어울림은 매달 김해제일요양병원, 김해청솔요양병원, 김해천사요양병원, 김해서원요양병원을 차례로 돌며 음악 봉사를 한다. 또 매달 한 번 김해시민들을 위한 희망음악회를 장유 율하에서 진행한다. 회원들은 단체활동 외에도 개별적으로 병원, 교회 등에서 봉사 활동을 벌인다.
 
소리사랑어울림은 음악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봉사단체여서 봉사를 하러 갈 때마다 음향설치비 등의 비용이 든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회원들의 자비로 해결한다.
 

▲ 소리사랑어울림 공연봉사단 회원들이 장유의 연습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회원 강이분(58) 씨는 "봉사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활동이다. 바라는 게 있다면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더 행복하다. 받는 것이 많으니 약간의 경비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90세 할아버지가 배식으로 받은 요구르트를 건네줬다.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나왔다. 다시 없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소리사랑어울림 고문 백선봉(55) 씨는 "지인을 통해 봉사단을 알게 됐다. 자비를 들여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지원을 하나도 받지 않고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열악한 상황이 안타까웠다"면서 "음악 봉사에 동참하고 싶었지만 음악에는 재능이 없어 대신 금전적인 지원을 통해 봉사에 일조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소리사랑어울림 회원들은 입을 모아 봉사가 주는 행복에 대해 설명한다. 나행자(54) 총무는 "처음에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울지 않는 회원이 없다. 다들 어머니, 아버지 생각을 하게 된다. 요양원 어르신들은 모두 심신이 미약해 병원에서도 멍하거나 기운이 없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주고 싶었다. 예전에 한 어르신은 우리를 보고 '너희는 늙지 마라, 그대로 남아 있어라'고 말했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웃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형식적인 행사라고 생각해 심드렁하게 여겼다. 여러 해를 끊이지 않고 다니다 보니 이제는 우리를 먼저 반겨 준다. 너무 고맙고 행복한 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소리사랑어울림 회원들의 나이도 적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회원들은 봉사단이 오래 존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고경수(58) 회장은 "소리사랑어울림 회원 대다수가 40~50대 이상이다. 10~20년 뒤에도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젊은 회원들이 더 많이 들어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고경수 회장 010-2488-3082. 나행자 총무 010-8544-1480.

김해뉴스 /어태희 인턴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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