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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전환 이끌 이념·정책 개발 전념"영원한 재야 운동가 장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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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0.12.16 08:55
  • 호수 2
  • 21면
  • 이광우 사장겸 편집국장(leekw@gimhaenews.co.kr)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를 두고 흔히 '영원한 재야 운동가'라고들 한다. 민주화운동 동지인 이부영, 김근태씨 들은 현실 정치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장 원장은 늘 재야에 머물렀다. 그게, 장 원장이 원한 것인지 원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그는 '영원한 재야운동가'라는 표현이 싫지는 않다고 한다. 그는 "나로서는 정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치에 전념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기존의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데다 재야운동권이 추구할 법한 인간해방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으니 재야운동가로 볼만도 하다.

나를 '영원한 재야운동가'로 보는 것은 내가 아직 순수성을 잃지 않은 것으로 보아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정치를 정치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나의 정치적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해서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앞으로 '정보문명시대에 맞는 정당을 건설하는 게 꿈'이라는 장 대표를 전화와 이메일로 인터뷰 했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는 오늘의 세계적 변화를 문명이 전환하는 것으로 봅니다. 즉, 산업문명시대로부터 정보문명시대로 바뀌고 있는 바, 이처럼 문명이 전환하게 되면 사회를 운영하는 기본방향으로서의 이념과 이를 구체화하는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보문명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강구할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하는데, 저는 이러한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강연 저술 등을 통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인터넷을 통한 정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비용 정치, 쌍방향 정치를 말하는 것이지요. '소셜미디어' 아시죠? 권력과 자본이 미디어를 좌우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대중 자체가 정보의 생산자이자 수요자인 시대, 대중이 미디어의 주인인 시대입니다. 돈, 지역기반, 대중적 유명세 이런 건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지요.

저는 궁극적으로 '인간 해방 사회'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참된 자유, 평화, 복지 이런 게 충만한 사회 말이지요.
 
- 김해에 얽힌 추억을 말씀해 주시지요.
 
▶고향에서의 추억이라면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논 것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특히 명절 때는 나이롱뽕이나 짓고땡 같은 화투놀이를 해서 고기빵(붕어빵) 따 먹기를 많이 했는데, 고기빵이 담요 위에서 돌고돌아 손때와 먼지가 묻었는데도 그것을 맛있게 먹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위생관념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지요. 늦가을이면 논 옆 웅덩이에서 황금빛의 미꾸라지를 잡아 바가지에 담곤 했는데, 늦가을의 추위를 잊고도 남았습니다. 다들 가난했고, 가난 때문에 겪은 서러움이 컸지만 이웃끼리 잘 지냈던 것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군요.
 
- '전태일 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셨는데, 전태일은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지난 3월 제가 추구하는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전태일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했습니다. 전태일은 이 시대에 특별히 두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전태일은 인간이 가져야 할 고귀한 성품 곧 '인간성의 원형'이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인생의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태일은 어려움에 처할 수록 어려운 사람들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엄청난 고난과 실패 속에서도 높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태일은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어도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의지의 힘으로 마침내 그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전태일의 이러한 삶은 우리들에게 크나큰 교훈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전태일은 '모든 인간이 가치적으로 동등하게 되어 서로간의 사랑을 느끼며 사는 사회' 곧 인간해방의 세상을 이루기 위한 사상을 제시했는데, 이러한 전태일 사상은 인간해방의 이념 내지 사상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반드시 채택해야 할 사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이 시대는 무엇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데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오히려 부족함과 고통을 겪고 있는 시대이며, 그래서 선진국일 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는 인간해방의 세상을 이룰 사상이 요구되는데, 이런 점에서 인간해방의 세상을 추구한 전태일의 사상은 오늘 우리사회가 직면한 대량실업과 소득양극화, 환경파괴, 인간성 상실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상이 되리라고 봅니다.
 
- 노 전 대통령과는 진영 중학교 선후배 사이시죠?
 
▶제가 2년 선배죠. 어릴 때는 몰랐고, 어른돼서 알았습니다. 한동안은 교류를 많이 했습니다. 권양숙 여사도 잘 압니다. 노통 재임 중에 제가 신문 광고까지 내서 노통을 질타하기도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1년도 안돼서 대통령 안 할려고 했어요. 제가 보기엔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게 말이 돼냐 싶어서 비판을 한 거지요. 하지만, 사실은 제가 대통령 되는 데 나름대로 기여 많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통을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회창씨보다는 나으니까 고향의 집안 사람들한테 노통 도와주라고 했지요. 어쨌든 고향에서 대통령이, 큰 정치인이 나왔으니 김해로서는 자랑스런 일이지요.

 
<장기표는>
1945년 김해 한림에서 태어났다. 한림초등, 진영중, 마산공고,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40여 년간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민주화운동에 몸을 바쳐왔으며, 한국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통한다. 한때 민중당 창당 등을 주도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금은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를 맡아 '철학이 있는 정치, 철학이 있는 삶'을 주창하고 있다. <우리 사랑이란 이름으로 만날때>를 비롯해 많은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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