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신명이 난다. 김해시 삼정동 복음병원 인근에 위치한 풍물놀이패 '김해 덧베기' 연습실에 가 보면 신명난다는 말이 거침없이 나온다. 북과 장구, 꽹과리와 징이 만나 흥을 돋우는 데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우리의 전통 타악기를 두드리는 동호회원들의 얼굴엔 땀방울과 환희가 가득하다.
 
17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김해 덧베기'는 1998년에 창단한 김해 풍물단이다. 처음에는 남사당패처럼 전문적으로 풍물을 하는 사람들만 모였으나, 2002년 '김해 덧베기'로 개칭하면서 점차 동호회 성격을 띠게 되었다.
 
'덧베기'라는 단어는 왠지 익숙한 단어인 듯하면서도 그 뜻을 알기 어렵다. 김연홍(45) 단장은 "덧베기라는 말은 지방마다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경상도지방에서는 통상 '장단'이라는 뜻으로 해석 된다"며 "지금은 휘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 등 용어가 정착됐지만 예전에는 빠른 덧베기, 느린 덧베기 식으로 장단을 표현해 왔다"고 말했다.
 
1998년 창단한 전문 풍물단
2년 뒤 이름 바꿔 동호회로 전환
회원 상대 이론 체계화 교육도

김 단장은 사단법인 민족음악원의 김해지부장을 맡고 있다. 민족음악원은 1978년 국악인 김덕수, 김용배, 최종실과 함께 사물놀이를 창시한 인물로도 유명한 예인 이광수가 설립한 기관이다. 김 단장은 국악인 이광수 씨에게 200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악기를 다루는 법을 전수받고 있다. 김 단장은 이렇게 배운 기술을 동호회원들에게 다시 교육해나가면서 우리의 소리를 김해에 전파하고 있다.
 
'김해 덧베기'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장구 초급반을 비롯해 사물놀이를 기본으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김 단장은 "단순하게 우리의 소리를 즐기는 활동에서 벗어나 풍물을 이론화·체계화시켜 교육하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 각자가 지도자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덧베기'는 얼마 전 개최됐던 '가야문화축제'에서도 본 무대에서 공연을 마친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허황옥의 고향으로 알려진 인도 아유타국 (현 아요디아 지역)에 있는 허황후 기념공원 광장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김해 덧베기'는 매년 정기공연을 가지는데, 올 6월 22일 오후 7시 30분에 칠암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성대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지도강사를 하고 있는 김유미(34) 씨는 "서양악은 정해진 틀 안에서 연주를 하지만 풍물놀이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하기 때문에 즐거우면 끊임없이 소리를 이어가며 흥을 계속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고 말했다.
 
동호회와 함께 한 지 1년정도 됐다는 주부 강주영(50) 씨는 "일상생활에 답답한 일이 있거나 가슴에 응어리가 질 때 우리의 타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면 너무 개운하고 활력이 생긴다"며 "집에 있다가도 북소리만 들리면 발걸음이 옮겨질 정도로 중독성이 있고 재미있다"며 풍물놀이의 매력을 전했다.
 
'김해 덧베기'는 현재 멋진 계획을 구상 중이다. 우리의 소리를 김해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전수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단장은 "여러 공연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풍물놀이를 보여주니 예상 외로 반응이 아주 좋았다"며 "일방적으로 보여 주는 것에만 만족하지 외국인들을 모아 국악을 가르쳐 주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문의/김연홍 단장 010-384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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