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동부노인복지회관 배식봉사
설거지에 음식물 쓰레기까지 전담
장애인 산책지원에 농촌 봉사까지
"든든하다" 한마디에 피로가 '싹'

"남을 돕는 것은 경찰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게 오히려 아쉽습니다."
 
김해중부경찰서 경찰관들은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앞치마를 두른 '배식아줌마'가 된다. 김해동부노인복지회관 앞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것이다. 행사 때마다 경찰관 봉사자 10~12명이 합류한다.
 
김해중부경찰서가 배식 봉사를 정기적으로 하게 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처음부터 배식, 설거지, 청소 등을 도맡아했는데 이제는 제법 체계를 갖추게 됐다. 배식 봉사는 경찰관들에게는 시간적으로나 활동면에서나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이다.
 
경무계 연광흠(42) 경위는 "오전 11시 30분에 나가서 배식을 돕고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들어온다. 봉사를 하고 맛있는 비빔밥을 먹으면서 업무에도 차질을 빚지 않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사회공헌 봉사활동 담당자인 경무계 서재관(42) 경사는 기름 낀 냄비를 설거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무거운 큰 냄비에 물을 부어 불 위에서 씻어야 한다. 대부분 여자인 적십자 봉사자들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매번 그 일을 맡게 됐다. 경찰이라 그런지 든든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 김해중부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 15일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찰관들은 사실 처음에는 봉사활동이 어색했다고 한다. 연 경위는 "경찰관들은 직업 특성상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을 고집하기 마련이다. 초반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을 맨손으로 들고 다니거나 옷에 물을 튀기며 설거지 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서 경사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뛰어다니는 모습이나 적십자 봉사자들이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봉사자들이 처음에는 경찰관들의 말을 듣고는 '경찰스럽다'며 웃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이제는 맡은 일을 나눠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면서 "어르신들이 복지회관 휴게실에서 TV를 보다가 경찰관들을 불러 리모컨을 조작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부탁을 들어주면 '역시 경찰은 못 하는 게 없네'라며 좋아한다. 그러면서 강장음료수 한 병을 주기도 한다. 그게 너무 고맙고 어르신들과 작은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웃었다.
 
경찰관들이 봉사자로 나선 덕분에 무료배식 때에는 흔히 있던 다툼이나 소란이 줄어들었다. 연 경위는 "어르신들 외에 노숙자들도 더러 온다. 이들끼리 싸우거나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몇 번 들어왔다. 경찰관들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그런 신고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해중부경찰서는 노숙자·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유제품과 쌀을 지원하고, 추석 때에는 양말을 선물하기도 한다. 농촌일손 돕기, 헌혈 등 다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1년에 한 번씩 상동면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시설인 '우리들의 집'을 찾아가 장애인들과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한다. 지난 15일에도 경찰관 20여 명이 '우리들의 집'에서 장애인들의 산책을 지원했다.
 
서 경사는 "경찰은 시민을 돕는 '민중의 지팡이'다. 봉사활동은 당연한 일이다. 이정동 서장 부임 이후 봉사활동이 정기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도 따뜻한 지역사회 만들기를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어태희 인턴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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