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검은손'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남을 속이거나 해치는 음흉한 손길을 뜻한다. 원래 '검은 손'이라는 조어 형태에서 합친 명사형으로서, 한 단어로 사용하지만 그 출발이 '검은 손'임은 자연 알 수 있다. 왜 '하얀손'이 아니고 '검은손'이라고 표현할까? 하얀 손과 검은 손이 가지는 이미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희다는 것과 검다는 것의 의미를 좀 더 살필 필요가 있다. 한 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백수(白手) 건달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백수의 한자를 살펴보면 흰 백(白), 손 수(手)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손이 희고 깨끗하다는 의미의 확장으로 아무 것도 없는 빈 손 상태를 상징하는 뜻임을 미루어 볼 수 있겠다. 또 '손을 씻었다'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무언가 비우고 털어버린 상태를 의미하는 것의 색깔은 대체로 백색임도 알 수 있다. 흔히 하얀 색은 상실, 항복,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주로 상징한다. 상(喪)을 당하여 입는 소복(素服)의 색깔이 흰색임을 떠올린다면 의미의 연결이나 확장은 자연 가능할 것이다. 대립적 개념으로 검은 손이란 어떤 기운이 우세한지를 파악할 수 있는데 무언가를 쥐고 채운 상태임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대체로 욕망이 강한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고 동반하여 활동력도 왕성하다는 의미가 되겠다. 어떤 사람이 검은 손을 만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빼앗길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된다는 의미가 되니 '검은손'이 다가온다는 것은 희생을 당할 수도 있는 부정적 의미로 잘 해석되는 것이다.
 
수상(手相)은 다양한 측면을 전제로 살펴야 하는데 손의 색깔도 의미가 크다는 점을 챙길 필요가 있다. 몸 전체가 희기 때문에 하얀 손인지 몸 전체가 검기 때문에 검은 손인지 먼전 전제할 필요가 있는데 몸 전체가 검어서 검다고 하더라도 하얀 손이 아니라는 점은 새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몸의 바탕색에 비하여 검은 지, 하얀 지를 살필 필요도 있지만 손의 색깔 속성만을 기본적으로 나누는 것도 기준이 된다.
 
먼저 몸의 기준 색깔을 떠나서 검은 손, 하얀 손을 나누어보기로 한다. 검다는 것은 음(陰)의 기운이 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쥐고 담는 작용이 더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주로 실업(實業)을 도모하는 사람들에게서 하얀 손보다 검은 손 속성이 좀 더 많음을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하얀 손은 쥐는 것보다 밝게 하는 작용이 더 강하므로 실리 추구보다 명예 추구의 기운이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공직이나 학술 관련 분야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으니 색깔의 속성도 상당 부분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의 바탕색에 비하여 검은 상태라면 기본적인 성향에 비하여 더 적극적으로 일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나 실리 추구의 동작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과로에 의한 소모나 건강 부담도 따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햇볕에 노출되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몸보다 손이 검을 수 있는데 이 또한 과로에 노출된 상태로 해석할 수 있겠다. 상대적으로 손이 흰 상태는 그 사례가 많지 않지만 좀 편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손이 지나치게 칙칙한 색깔이거나 광택이 없는 상태가 아닐 때 상기의 기준대로 해석함은 물론이다.
 
모든 해석에서 늘 적용되는 측면이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지나치게 검거나 흰 경우는 어떤 극단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상징하니 해석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질병 상태에 있거나 불(不)건강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니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손을 잘 관리하면 색깔도 균형 잡힌 상태가 되니 손 관리에 수시로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다. 세상 많은 일이 손금에 나와 있다고 하지 않던가.


김해뉴스

박청화 청화학술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