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마 건설 온천도시 '세계유산' 지정
고전적 건축미에 영국 시골도시 한적함도 눈길

배스 스파 기차역 인근에서 2개 노선 운영
성수기 하루 이용객만 3천명 영국서 3번째 인기

버스표·연계관광지 입장권 할인 이벤트 눈길
계절별 운행시간 및 첫차·막차 배정 다르게

 

영국 배스는 런던에서 서쪽으로 190㎞ 떨어진 서머싯 카운티 북동부에 위치한 작고 평온한 도시다. 고대 로마인이 건설한 온천도시로 2천 년 전 만들어진 로마 양식의 아름다운 목욕탕과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 덕분에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영어 단어 '목욕(bath)'은 이 도시의 이름에서 나왔다. 배스는 18세기 영국 상류층에 의해 다시 유명 온천 휴양지로 각광 받았다.
 

▲ 시티투어버스가 고색창연한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배스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배스는 고대 로마인들이 남긴 유산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2천 년 전 만들어졌다는 '로마 목욕탕(로만 배스)'을 방문하는 관광객만 매년 수만 명을 넘는다. 관광객들은 열차를 타고 '배스 스파'역에 내리자 마자 시티투어버스를 만나게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배스의 외곽지역에서 배스 중심지를 즐기기 가장 좋은 방법은 2층 시티투어버스다.
 
■ 버스 이용 요령과 운행 노선
배스에서 처음 시티투어버스가 시작된 것은 1983년이다. 배스는 영국 각 지역과 유럽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여름 휴가철마다 붐볐다. 관광객들을 목표로 삼은 시티투어버스 회사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을 때는 4개 회사가 배스 시내를 돌아다녔다. 지금은 '배스 시티 사이트시잉'만 남아 있다.
 
이 회사는 1997년 3월 버스시티투어에 뛰어들었다. 이듬해에는 지역버스 서비스와 스쿨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999년에는 런던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오리지널 시티투어버스'도 포함된 '시티 사이트시잉 협력단'에 가입하며 크게 성장했다. 배스의 시티투어버스 이용자는 영국에서 런던과 에든버러 다음으로 많다. 성수기인 7~8월에는 하루 이용객만 3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다수 관광객들은 배스를 여행하기 위해 런던에서 기차를 이용한다. 기차가 2~3시간을 달려 영국의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면 건물의 높이가 낮아지고 목축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때 쯤 기차는 배스 스파 역에 도착한다. 역에서 나오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품기는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늑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건물들 사이의 길을 5분 정도 걸어가면 배스 사이트시잉 사무실과 시티투어버스 출발 정류장을 만날 수 있다.
 
배스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로만 배스는 버스 정류장에서 서쪽으로 5분만 더 가면 되기 때문에 굳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관광객들은 로만 배스에 먼저 갔다가 버스를 탈지, 버스를 타고 배스를 한 바퀴 돈 뒤 로만 배스를 방문할지 결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 시티투어 버스 승객들이 배스의 유명한 정원인 '퍼레이드 가든'을 내려다 보고 있다.

표는 출발을 기다리는 버스 운전기사에게 바로 구입하면 된다. 24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버스표는 성인 14파운드(약 2만 5천 원), 학생·노인 11.5파운드(약 2만 원), 어린이 8.5파운드(약 1만 5천 원)이다. 가족표는 39파운드(약 7만 원)다. 자녀가 두 명인 4인 가족의 경우 가족표를 이용하는 게 저렴하다. 가족표를 사면 성인 2명, 어린이 3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예매 할인은 없지만 영국의 다른 지역에서 사용했던 시티 사이트시잉 버스표를 가져가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로만 배스, 배스 대성당, 박물관 등 배스의 주요 관광지에서 버스표를 보여 주면 입장료 10%를 할인해 준다.
 
배스 사이트시잉 버스 노선은 '시티'와 '스카이라인' 2개다. 각 노선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45~50분이 걸린다. 성수기인 7~9월의 경우 6~12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비수기인 1~3월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첫차와 막차 시간도 기간별로 다르지만, 대개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5시 30분에 끝난다.
 
시티 노선은 로만 배스와 바로 옆의 배스 대성당은 물론 빅토리아 여왕 시대 때 파티가 열리던 사교장으로 당시 의복을 경험할 수 있는 '어셈블리 룸', 30채의 집을 180m에 걸쳐 초승달 모양으로 연결한 '로열 크레슨트', 소설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18세기 여성 소설가 제인 오스틴을 주제로 만든 '제인 오스틴 센터' 등 17개 정류장을 지나간다. 한바퀴를 순회하는 데 50분이 소요된다.
 
스카이라인 노선은 2007년 새롭게 생겼다. 배스 한가운데에 있는 에이번 강을 지나 배스의 동남쪽을 순환한다. 정류장은 모두 19개며 전체를 도는 데 약 45분이 걸린다. 스카이라인 노선은 시티 노선보다는 이용객이 적어 성수기에는 15분, 비수기에는 6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스카이라인 노선은 홀번 박물관, 배스 대학교, 영국의 환경보호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가 관리하고 있는 프라이어 공원 랜드스케이프 가든'을 지나간다. 배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독특한 건축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영국 시골의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노선이다.
 
■ 서비스 개발과 발전 방향
배스의 시티투어버스는 런던에 비해서는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지만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런던의 이용객은 대개 외국인이지만 배스의 경우 절반 이상이 영국인들이다.

▲ 시티투어 버스 승객들이 배스의 유명한 정원인 '퍼레이드 가든'을 내려다 보고 있다.

'배스 시티 사이트시잉'은 온라인, 인터넷 웹사이트, 지역신문지, 여행자센터, 도시 곳곳 전광판을 통해 시티투어버스를 홍보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 표를 사는 사람도 많다. 배스 시티 사이트시잉의 마틴 커티스 대표는 "10년 전에는 버스에서 영어 서비스만 해도 문제가 없었다. 점점 다양한 국가에서 배스를 찾고 있어 1997년에는 일본어, 2008년에는 러시아어와 중국어를 추가했다. 지금은 총 9개 국가 언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스 사이트시잉은 유일하게 배스를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지만 서비스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마틴 씨는 "오랫동안 운영하다 보니 버스가 낡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버스 구입비가 많이 들지만 최근 앞문과 뒷문이 따로 있는 버스를 구입해 승객들의 승·하차가 더욱 편리해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스는 인구 8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도시 전체가 세계 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시티투어버스와 배스 관광산업 발전은 함께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광객들이 배스를 행복하게 여행하고 좋은 인상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배스(영국)=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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