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단풍도 시작되었습니다. 완연한 가을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야외활동이 많기 때문에 감기뿐만 아니라 가을철 감염 질환을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가을철 열성질환 세 가지는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병 등입니다.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 열성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합니다.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1~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열이 나면서 두통,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이 생기는데, 처음 물린 자리에 1㎝ 정도의 검은색 딱지가 보이면 이 병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들쥐 배설물 속에 들어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침투하여 감염됩니다. 초기에는 오한,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는데, 점차 고열, 저혈압이 발생하고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입니다. 렙토스피라병은 렙토스피라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배설된 균이 상처가 있는 피부나 점막을 통해 사람에게 침투하여 발생합니다. 감염 후 5~14일이 지나면 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경과는 다양하지만 감염자의 5~10%는 콩팥 기능 이상, 폐출혈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 질환을 매개하는 원인균이나 바이러스는 대부분 들쥐, 진드기 등이므로 야외 활동을 할 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 야외에서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도록 하고, 옷을 벗어놓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도록 합니다. 실제로 쯔쯔가무시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에는 진드기에 물린 부위가 사타구니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논이나 고인 물에 들어갈 때는 고무장갑과 장화를 꼭 착용합니다. 야외 활동 시 입었던 옷은 세탁하고, 귀가 후에는 샤워나 목욕을 해야 합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백신이 있으므로 풑밭이나 들에서 작업을 하는 분들은 예방접종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을철 열성 질환은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 야외 활동이 있었고, 예전보다 감기 증상이 심하면서, 피부 발진, 충혈, 황달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독감도 가을에 대비해야 하는 감염병입니다. 흔히 독감이라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감기와는 다른 질환입니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닙니다. 감기와 증상도 다르고, 원인 바이러스도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인플루엔자가 아닌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상기도 감염입니다. 인플루엔자는 감기와 달리 고열을 동반하고, 폐렴으로 진행하여 사망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예방접종은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앞서 9~12월에 시행합니다. 접종 시기를 놓쳤다 하더라도 접종은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상 6개월 이상 모든 소아와 성인은 접종이 필요하며, 당뇨병, 심장질환, 폐질환, 콩팥질환 등의 만성 질환자, 면역저하자, 65세 이상의 노인, 임신부, 생후 6개월~59개월의 영유아, 조류인플루엔자 대응기관 종사자, 닭, 오리, 돼지 농장 및 관련 업계 종사자 등이 우선접종권장 대상입니다.

특히 65세 이상은 올해부터 보건소뿐만 아니라 지정 병원, 의원에서도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접종받은 건강한 성인의 70~90% 정도에서 독감이 예방됩니다. 노인의 경우 접종을 통해 독감과 관련된 합병증이 50~60%가량 감소되며, 사망률도 줄어듭니다. 면역력이 생기기까지 2주에서 한 달 정도가 걸리고 효과는 약 6개월가량 지속됩니다. 접종받은 사람의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효과가 감소할 수 있는데, 특히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항체 생산능력이 낮습니다.

예방접종 외에도 독감 예방을 위해서 외출 후 반드시 손을 닦고 청결을 유지하십시오. 평소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하루 20~30분가량의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하시면 좋습니다. 물론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공공장소와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해야 하겠지요.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