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 푸른 꿈 교육' 내걸고
전통 살리는 '교육 브랜드' 개발
통·폐합 위기 학교 살리기 한창
'전국노래자랑'서 인기상 받기도

생림면 봉림로 생림초는 1923년 생림공립보통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올해 개교 92주년을 맞은 역사가 깊은 학교다. 지금까지 졸업생만 해도 4천 명이 넘는다. 오랜 역사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학교였지만 인근 지역 개발 때문에 쇠퇴하기 시작했다. 지역주민들은 마을을 떠났고 학생 수는 줄었다. 2011년 생림초의 전교생은 52명으로 줄어 들었다. 결국 인근 이작초등학교와 함께 통·폐합 대상 학교로 지정됐다.

학교가 위기에 빠지자 교사들이 학교를 살리자며 나섰다. 그 첫번째 활동은 2011년 '사제지간 전국노래자랑' 참가였다. 대회에서 인기상을 얻은 뒤 교사들은 더 힘을 냈다. 학교의 전통을 살리고 독자적인 '교육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교사들은 '생림(生林)'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푸른 숲, 푸른 꿈 교육'이라는 뼈대를 세웠다.  

▲ 생림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여름캠프 프로그램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러가지 교육사업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었다. 박봉호 교감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국가, 지자체,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지원 공모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교사들이 사업학교로 선정되기 위해 연구하고 계획서를 만들면서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밤 늦게까지 근무하는 일이 잦았다. 학생들은 행복하고 교사는 힘든 학교"라며 웃었다.

교사들이 노력한 결과 생림초는 독서활동, 문화·예술, 스포츠클럽, 뮤지컬 등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 방과 후 교실 등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생림초는 '쌩쌩쌩 환경체험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물, 숲, 기후라는 3가지 환경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동아리 활동과 환경전문가 초청 특강, 기후변화홍보체험관·맑은물순환센터 등 환경현장 체험학습, 교내 텃밭 가꾸기와 환경보호 활동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김효정 연구부장은 "동아리 활동이나 텃밭 가꾸기의 경우 교사가 개입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주제별 자료를 찾아 발표회를 열고 스스로 자신의 텃밭을 가꾸는 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뿌듯해 했다.

2교시 때 40분간 중간활동을 실시하는 것도 생림초 교육의 특색이다. 중간활동은 쉬는 시간을 확장한 개념이다. 월요일에는 학교 조례, 화·수요일에는 스포츠 활동, 목요일에는 독서 활동을 진행한다. 교사 주도로 실시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활동이다. 당연히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이 펼쳐진다. 

학생들은 물론 가족이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가족과 함께 가는 문학 기행, 책 읽어 주는 어머니회 구성, 학교마을 도서관 조성 등이 그것이다.

이달에는 생림초와 협력 협약을 맺은 밀양 연극촌에서 뮤지컬을 배운다. 2주 동안 집중적으로 뮤지컬 교육을 받은 뒤 마지막 날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뮤지컬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예절교육, 전통먹거리 만들기 체험, 무척산 탐사, 전통영재예술학급 풍물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생림초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하면서도 기본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학업 부진학생 해소 정책으로 진행 중인 '두드림학교'로 지정돼 기초학력 향상 교실과 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의 열정 덕분에 생림초는 2011~2013년 연속 '경남도교육청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창의경영학교 교육부 지정 우수학교'로 뽑혔다.

'작은학교'에서 '좋은학교'로 변신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다른 지역 학생들이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2011년과 비교했을때 생림면 거주 학생은 줄었지만 전교생은 오히려 52명에서 71명으로 늘어났다.

주미령 교장은 "생림초는 다양한 체험과 배움 중심 교육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발전시켜 나가는 명품학교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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