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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담백… 돼지고기의 변신 화교 출신 '필 사부' 비장의 손맛안상근 가야대 통합대학원 원장과 꽁시파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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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11.11 09:06
  • 호수 247
  • 14면
  • 남태우 기자(leo@gimhaenews.co.kr)

달콤·고소 깐풍마늘갈비 술안주
볶음짬뽕 곁들이면 느끼함 “싹”

시인 소동파 즐겼다는 ‘동파육’
양념 마무리한 '매운 삼겹살 찜'

화려한 경력 주방장 새로 합류
안 원장 "누구든 자신있게 대접"

안상근 가야대학교 통합대학원 원장을 처음 만난 것은 <김해뉴스> 편집국장을 맡았던 3년 전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에게서 받는 느낌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 깔끔하고 분명하며, 정확하다는 것이다. 그를 만나는 경우는 대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였다. 그래서 늘 '둘이서만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루 종일 수업이 밀려 바쁘다는 안 원장에게 시간을 억지로라도 내게 했다. 그가 고른 음식점은 가야대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중국음식점 '꽁시파차이(恭喜發財)'였다. 지난 9월로 개업 5주년을 맞았다는 식당이었다.
 

   
▲ 안상근 가야대학교 통합대학원 원장이 깐풍마늘갈비와 함께 먹기 위해 볶음짬뽕에서 낙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달려온 안  원장이 미리 주문해 놓은 요리는 깐풍마늘갈비와 볶음짬뽕, 동파육이었다. 그는 "손님이 찾아오면 꽁시파차이에 자주 온다.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깐풍마늘갈비, 동파육을 대접하면 대부분 만족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경남 합천 출신이다. 그곳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농대에 진학했다. 그는 거기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따는 동안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바로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김태호 국회의원이다. 김 최고위원이 학교를 1년 휴학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후 결혼한 뒤에는 같은 동네인 경기도 부천 고강동에서 살았다.
 
안 원장을 정치의 길로 끌어들인 사람은 김 최고위원이었다. 여의도연구소에서 일하던 김 최고위원은 당시 이강두 국회의원으로부터 합천 출신 보좌관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듣고 농림부 산하 농림수산정보센터에 근무하던 안 원장을 끌어들였다.
 
"김 최고위원이 점심이나 먹자고 하기에 그러자고 했지요. 그런데 차를 타고 간 곳은 이 의원의 집이었습니다. 여기에 왜 왔나 생각하고 있으려니, 이 의원이 다짜고짜 '언제부터 오느냐'고 묻더군요.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김 최고위원이 웃으면서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하더군요."
 
안 원장은 그렇게 해서 이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게 됐다. 이 의원이 정책위원회 의장이었던 덕에 그는 경제와 정책 등에 대해 보고 배운 게 많았다고 한다.
 
안 원장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을 때 음식들이 차례로 들어왔다. 먼저 깐풍마늘갈비와 볶음짬뽕이 식탁 위에 놓였다. 뼈가 붙은 돼지갈비를 마늘 등과 함께 튀긴 뒤 채 썬 파와 함께 먹는 요리였다. 김해의 다른 중국음식점에서는 보기 힘든 꽁시파차이만의 특식이라고 한다. 안 원장은 "깐풍마늘갈비는 느끼할 수도 있다. 볶음짬뽕과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없앨 수 있다"면서 짬뽕을 직접 그릇에 덜어 주었다. 그러나 그의 걱정과는 달리 깐풍마늘갈비는 돼지고기 음식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달콤하고 고소했다. 어떻게 보면 식사로 먹는 요리라기보다는 맥주 안주로 삼으면 더 나을 것 같았다. 낙지와 조개 등이 들어간 볶음짬뽕은 여자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였다.
 
   
▲ 꽁시파차이 내부 전경. 깐풍마늘갈비, 볶음짬뽕, 동파육(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이어 동파육이 식탁 위에 자리를 잡았다. 요리를 들고 온 꽁시파차이의 김옥래 사장은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가 좋아하던 음식이라서 동파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소동파는 저장성 항저우에서 벼슬을 할 때 돼지고기를 쪄서 먹었다고 한다. 하루는 친구와 바둑을 두느라 불 위에 올려둔 돼지고기가 눌어붙었다고 한다. 그래도 할 수 없이 친구에게 음식을 대접했는데 나중에는 항저우의 대표음식이 됐다고 한다. 동파육은 돼지고기를 삶은 뒤 양념으로 마무리한 요리다. 보기와 달리 제법 매콤해서 먹을수록 땀이 났다. 매운 맛이 있어서 그런지 느끼함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김 사장은 "밥과 함께 먹으면 맛이 괜찮다"고 거들었다.
 
요리를 제법 먹고 난 뒤 안 원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을 때 김 최고위원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 거창군수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이었다. 이 의원은 어서 내려가서 도와주라고 했다. 당의 공천을 받은 뒤 첫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을 노리던 당시 정주환 군수에 비해 지지율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젊은 사람이 다음에 하면 되지"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는 2개월 반 동안 죽을 각오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결국 김 최고위원은 예상을 뒤엎고 군수로 당선됐다.
 
그 여세를 몰아 2년 뒤에는 도지사 자리에도 올랐다. 그는 도지사 밑에서 정무특보, 경남발전연구원 원장, 부지사 등을 맡아 남해안 프로젝트, 로봇랜드, 혁신도시 등의 신규 사업을 처리했다.
 
안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파육 접시에 남아 있던 마지막 고기 한 점을 집어 드는 순간 김 사장이 다시 들어왔다. 단골손님인 안 원장에게 더 필요한 게 없는지를 물었다. 김 사장은 원래 강원도 강릉 출신이다. 음식점을 운영한 것은 꽁시파차이가 처음이다. 식당 이름은 친지의 도움을 받아 지었다. 중국어로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는 1년 전에는 필가신이라는 화교 주방장을 영입했다. 화교 요리사들 사이에서는 '필 사부'라 불리는 유명한 주방장이라고 한다. 부산의 동화반점, 코모도호텔과 경주 조선호텔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 꽁시파차이 캐릭터.
김 사장은 "우리 음식점에 와 봤던 어린이들을 대형매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 어린이들이 저를 보면 부모에게 '짜장면 먹고 싶다'고 한다. 그만큼 유명해졌나 싶어 웃기도 한다. 또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인 2011년 가야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교수로 일하는 것과 정치인으로 일하는 것 모두 장점이 있다. 경남도에서 일할 때는 이론이 부족했는데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는 경남도에서 일하면서 쌓은 경험을 전수한다"면서 "가야대에서 일하는 한 가야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오후 수업을 해야 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는 둘이서 저녁에 꽁시파차이에서 깐풍마늘갈비, 동파육과 함께 술이나 한 잔 하자는 인사말을 남기고 그는 서둘러 학교로 돌아갔다.

≫꽁시파차이/삼계동 1416-3번지. 055-314-3399. 깐풍마늘갈비 2만 5천 원, 동파육 3만 원, 볶음짬뽕 9천 원, 소고기유니짜장면 5천 원, 불짜장면·해물삼선짜장면 8천 원.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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