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직장인 박 모 씨, 매일 쉴 새 없이 집안일을 하던 주부 이 모 씨, 그리고 평소 골프와 헬스 등의 운동을 즐기던 중년남성 최 모 씨. 이들은 모두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왔다. 어깨 통증이 심해서 팔을 들어올리기가 힘들고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질환은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었다. 또 어깨를 움직이려 하면 힘이 빠진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점점 사라지는 등의 증상도 있었다.

어깨 통증의 원인은 대부분 회전근개 파열인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들어 올리는 근육 중에서 어깨뼈를 둘러싸면서 붙어 있는 극상건, 견갑하건, 극하건, 소원형건 등 4개 근육을 말한다. 이 근육들은 어깨뼈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어깨를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이 힘줄 부위가 끊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퇴화로 인해 힘줄이 약해지면서 주로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젊은 사람일지라도 평소 팔을 많이 사용한다거나 반복적으로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회전근개에 자극을 주게 되어 회전근개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깨 관절과 관련된 질환을 앓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어깨 통증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것이다. 어깨 관절 질환은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급속도로 상태가 약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은 오십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어깨 통증일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둘의 증상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려 주었을 때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팔이 올라가지만, 오십견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다. 즉, 회전근개 파열보다 오십견의 운동제한 범위가 더 크다는 것이다.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초기 통증은 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자연 치유된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한번 힘줄이 파열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는 힘들다. 방치할 경우에는 끊어진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회복이 늦거나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되면 엑스레이나 초음파, MRI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을 받은 뒤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영상 검사는 초음파와 MRI다. 회전근개 파열 유무뿐만 아니라 파열의 크기와 정도, 파열된 건 끝부분의 퇴축 정도를 알 수 있어 수술 방법을 선택하고 계획하는 데 효과적이다.

회전근개 질환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직업, 필요한 기능 정도, 파열의 크기, 기능저하의 정도, 손상기전, 통증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결정한다. 먼저 힘줄의 파열이 부분적인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반면 힘줄의 전체 두께가 파열된 전층 파열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활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 연령의 환자, 강한 외력에 의한 외상성 파열이라고 생각되는 경우나 심각한 기능 이상 및 근력의 저하를 동반한 경우 등에서도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술적 치료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시행한다. 파열된 힘줄의 봉합이 기본이며, 통증의 원인이 되는 점액낭염과 활액막염 등을 제거하고 힘줄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뼈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과거에는 개방적 술식으로 봉합을 했지만 요즘은 관절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파열의 크기가 넓거나 끊어진 파열 부위가 몸 쪽으로 들어간 퇴축이 아주 심할 경우에는 봉합이 불가능하거나 봉합해도 다시 재 파열될 확률이 높다. 노인의 경우 심한 통증과 근력 약화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는다면 최근 개발된 역형 견관절 전치환술이라는 인공 관절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회전근개 봉합술은 파열된 회전근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잘 봉합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지므로, 경험이 많은 어깨 전문의에게 정확한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