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신설 문제 벽에 막혀
설립 인가 사실상 중단 상태
전국 아파트 과잉 공급도 영향
추진 중인 18곳 중 인가 4곳 뿐
5월 이후 조합설립 인가 전무


한동안 김해를 뜨겁게 달궜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설립 열풍이 근래 들어 눈에 띄게 수그러들었다. 학교 신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가 사실상 전면 중단돼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공급 과잉 현상이 심각해져 분양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김해시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김해에서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거나 인가 신청, 또는 건설 중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모두 18곳이다. 이 가운데 시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장유지역주택조합, 김해율하신도시 관동동지역주택조합, 동상동지역주택조합, 삼계동지역주택조합 등 4곳에 불과하다. 특히 삼계동지역주택조합이 지난 4월 29일 시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이후에는 단 한 곳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지 못했다. 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조합 인가 에 대한 문의 전화가 걸려 온다. 김해교육지원청과 협의 없이 인가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한 지역주택조합 홍보전시관 앞에 각종 홍보 간판이 세워져 있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인가 건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초등학교 신설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인근 학교를 증축해서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남초등학교 재증축 사태를 보면 알겠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교육지원청에서도 이런 문제 때문에 증축 문제에 대해 섣불리 손을 대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합 설립 인가가 어려워지자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급속히 식어버렸다. 일부에서는 조합원들이 계약자의 명의를 바꾸는 등 분양권 매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850만 원으로 크게 뛰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마련한다는 게 이점이었던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의 분양가가 이처럼 많이 오른데다 최근 조합 설립 인가가 나질 않다 보니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관심이 올해 초에 비해 많이 시들해졌다"고 전했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조합에서는 학교 분담금을 지불해서라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분담금은 결국 조합원의 부담이 된다. 조합 설립 인가는 나지 않는데 조합원들의 부담금은 오르다 보니 조합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조합에서 기간을 정해 조합원의 명의를 바꿔주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적인 아파트 공급과잉과 고분양가가 지역주택조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부동산 전문가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49만 가구에 이른다. 이는 2000~2014년 연평균 분양물량 27만 가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992만 원이었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의 공급과잉 탓에 미분양주택 증가세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3년 뒤에는 지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아파트 공급과잉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추진 및 분양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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