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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하고 달콤… 회의 참맛에 빠지고 ‘초밥의 성찬’에 입안은 사르르…차인준 인제대 총장과 ‘산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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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11.18 09:27
  • 호수 248
  • 14면
  • 남태우 기자(leo@gimhaenews.co.kr)

지난해 내동에 문 연 수준급 초밥집
광어·초새우·성게알·소고기 초밥 등
초밥 1,2차로 나눠 다양하게 나와

밴쿠버서 대학 나온 20대 젊은 사장
경기도 쌀. 통영 생선 재료에 자부심
나가사키 짬뽕 맛 본 차 총장 “캬~!”

김해에서 소고기, 오리고기, 장어 요리를 잘 하는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초밥을 제대로 만드는 식당은 보기 힘들다. 괜찮은 횟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큰 실망감만 안고 돌아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맛있는 회나 초밥을 즐기려면 부산 등으로 가는 게 낫다.
 
그런데,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수준급의 초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지난해 4월 내동에 생겼다. 27세의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산(山) 스시'였다. 부산에서 오래 살아 회, 초밥 맛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인제대학교 차인준 총장과 점심 식사 약속을 한 장소도 바로 이곳이었다.
 

   
▲ 차인준 인제대학교 총장이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즐기며 환하게 웃고 있다.

차 총장이 주문한 요리는 '초밥 코스'였다. "귀한 손님이 오셨다"면서 식당 사장이 회를 서비스로 내놓았다. 기대했던 대로 김해의 다른 일식집, 횟집에서는 맛보기 힘든 싱싱하고 달콤한 회였다. 회 접시가 비워질 무렵 1차 초밥이 식탁 위에 올랐다. 광어, 참치, 광어지느러미, 일본식깻잎 시소지를 얹은 오징어, 도미, 간장으로 졸인 초새우 초밥이었다. 시소지 오징어 초밥은 독특한 향이 특징이었다. 그다지 자극적이지는 않으면서 오징어 맛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었다. 초새우 초밥은 달착지근한 간장의 맛이 잘 배어 먹기에 편안했다.
 
차 총장은 울산 남창 출신이다. 아버지는 정부미 정미소를 운영했다. 제법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아버지가 정치에 손을 대면서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정치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들들을 보고 '너희들 중에서 누구라도 정치를 하면 나중에 제사 때 밥 먹으러 오지 않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며 웃었다.
 
차 총장은 온양초등학교를 나왔지만 중·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그는 온양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으로 유학을 가 개성중학교에 입학했다. 울산에서 부산까지 통학을 하느라 중학교 생활은 그다지 편안하지 않았다. 오전 5시 완행열차를 타고 부전역까지 간 뒤 2㎞를 걸어 학교에 갔다고 한다.  그는 이어 부산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서울대학교 의대에 입학했다.
 
   
▲ 모듬회.
차 총장은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교사를 만났다. '초등학교 글쓰기 때 '의사가 되겠다'는 글을 쓰더니 결국 의사가 됐구나'라고 했다. 시골에서 자랐지만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계속 간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차 총장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사이 2차 초밥이 들어왔다. 광어를 제외하고는 1차 초밥과는 다른 종류의 초밥들이 놓여 있었다. 소고기초밥, 조개관자초밥, 성게알김말이초밥, 연어초밥, 장어간장졸임초밥이었다. 차 총장은 다양한 초밥을 하나씩 들면서 맛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장어간장졸임초밥은 간장을 적당하게 잘 사용한 덕에 그다지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성게알김말이초밥에서는 시원한 바다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산 스시의 윤준서 사장이 마침 자리에 들어와 초밥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그는 "쌀은 경기도에서, 생선은 통영에서 가져온다. 또 1주일에 두세 번 부산 자갈치시장에 가서 해산물을 구입해 온다"고 재료에 대해 설명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대학을 다니다 돌아온 그는 창원에 있는 '산 스시'에서 요리와 식당 운영법을 배워 독립했다고 한다. 그는 "초밥 1개의 무게는 8g 정도다. 9g이나 10g으로도 만들어봤다. 여러 고객들에게 물어본 결과 8g이라는 답을 얻었다. 또 손님 1명당 12조각을 대접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설명을 마치고 나가자, 차 총장이 '대학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후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1982년 인제대 의대 조교수로 처음 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33년 동안 기획실장, 교학부총장, 대학원 원장 등 각종 보직을 두루 경험하다 지난해 9월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한약리학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차 총장은 "각종 보직을 다 맡아 보았지만, 막상 총장이 되니 대학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학생 위주의 대학을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학교를 운영해 왔다. 학생이 찾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갔다. 전임 총장들이 약속을 해놓고 실천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또 인제대 정식직원 뿐만 아니라 미화원, 경비원 등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조개관자초밥, 장어간장졸임초밥, 소고기초밥, 나가사키짬뽕(왼쪽부터).
"최근 경남은행에서 영화표 260장을 보내왔다. 미화원, 경비원 등에게 먼저 나눠주고 나머지를 직원들이 갖도록 했다. 용역직원들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 '암살'을 보러갔다. 콜라도 마시고 팝콘, 샌드위치도 함께 먹었다"면서 "나중에 용역직원들이 고맙다고 하더라. 이들은 정식직원이 아니지만 학교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학교의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초밥에 이어 마지막으로 하얀 국물을 담은 나가사키 짬뽕이 들어왔다. 차 총장은 국물을 마시면서 연거푸 "정말 시원하고 깔끔하다"는 말을 했다. 만족스러운 표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곰탕 같은 국물에 조개 하나 그리고 계란 지단을 얹은 나가사키 짬뽕은 정말 일본 나가사키에서 먹었던 그 짬뽕을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다.
 
후식으로 나온 감, 귤과 차를 마시던 차 총장은 자리에서 학교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그는 "인제대의 교훈은 '인덕제세'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우리가 사회를 위해 기여한 게 2%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지원센터, 발달장애아동 호프센터 설립에 이어 승마치료센터 등을 준비하고 싶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 지역사회의 밝고 어두운 면을 모두 보듬고 걸어가는 인제대의 미래를 보는 듯했다.

≫산 스시 /경원로 55번길 26(내동 1127-2) 삼성디지털프라자 뒷쪽. 055-336-6661. 점심 회·초밥코스 2만 5천~10만 원, 저녁 회·초밥코스 5만~10만 원.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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