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가는 길(베벌리 나이두 글·배수아 옮김/내인생의책/112p/1만1천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며, 최근 출간되어 호평받고 있는 '나는 한 번이라도 뜨거웠을까?'의 작가 베벌리 나이두가 어린이들을 위해 쓴 성장 동화. 흑백 차별로 얼룩진 남아공의 현실을 어린이의 눈으로 생생히 담아낸 작가의 대표작이다. 1970년대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수의 백인을 위해 다수의 흑인이 희생하는 사회에서 백인의 집에서 일하는 흑인 부모와 아이들이 따로 떨어져 사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었다. 주인공인 날레디와 티로의 엄마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엄마는 요하네스버그의 부유한 백인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돈을 벌고, 날레디와 티로는 고향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어느 날 어린 동생 디네오가 심하게 앓기 시작해, 날레디와 티로는 엄마를 데리러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그 길에서 두 아이는 흑인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 정책을 목격한다. 이 작품은 정치적인 구호를 내세우거나, 드러내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어린이의 순수한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았을 때, 그 눈에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가를 보여줄 뿐이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작가의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금서로 지정되어 넬슨 만델라가 집권하기 전에는 읽을 수 없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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