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진행 17년 동안 ‘지역’ 뒷전
당초 계획 관광 외면 유통에 치중
“땅값 50배 챙기고 세금 쥐꼬리”
시민사회단체·정치권 비난 봇물
사업 변경 어렵자 기부금도 외면


장유발전협의회, 경 남소상공인연합회 등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롯데바로세우기시민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롯데가 경남지역의 유통망을  독점해 큰돈을 벌고 있으면서도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의 내용에 대한 변경을 시도하는 등 지역 상생을 외면하는 데 따른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의 진척 과정과 문제점 등을 알아본다.
 

▲ 롯데가 사업내용 변경을 추진중인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부지 전경.

■사업 과정
경남도와 김해시는 1996년에 장유 신문동 87만 8천㎡ 부지에 호텔, 워터파크, 백화점, 쇼핑몰 등을 건립,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유통업의 대외 개방에 대처하고 지방재정을 확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이 시작됐다. 당초의 사업 완공 목표는 1998년이었다.

경남도는 사업 추진 방식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자본을 투자해 개발하는 '제3섹터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해 6월 민간 개발자로 롯데쇼핑 등 롯데계열 3개 회사를 선정했다.

롯데는 당시 1단계로 프리미엄 아웃렛과 물류센터를 완공하고 2단계로 2010년까지 스포츠센터와 시네마 등을 건립하는 한편, 3단계로 2012년까지 테마파크, 호텔, 콘도, 대형매장 등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

롯데는 2009년에 1단계 사업인 아웃렛과 농산물유통센터 물류센터를 완공했다. 지난해에는 2단계로 시네마, 워터파크 등을 개장했다. 롯데는 3단계 사업으로 당초 지하 2층, 지상 3층 대지면적 2만㎡ 규모의 스포츠센터와 지하 1층, 지상 2층 대지면적 12만 1천㎡ 규모의 테마파크·호텔·콘도·대형매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롯데, 3단계 사업계획 변경 시도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3단계 사업 내용을 제2아웃렛·아파트 건설로 전면 수정하기 위해 경남도와 협의를 벌이면서 용역을 진행했다. 수익성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롯데가 테마파크를 아웃렛으로 변경할 경우 김해관광유통단지 전체 면적의 27.8%를 차지했던 위락시설용지는 14%로 줄어들어 '관광'의 의미가 퇴색하고, 14.6%였던 상업시설용지는 29%까지 높아져 '유통'의 역할만 강화되게 된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장유발전협의회(회장 박홍구)를 비롯한 장유지역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지난 6월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계획변경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롯데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돈이 되는 사업만 한다. 롯데가 제대로 된 지역사회 기여를 하게 하고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시의회 박진숙(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월 24일 김해시의회 제186회 1차 정례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해유통관광단지를)현지법인화해서 김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여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롯데가 3단계 조성공사를 사업기간인 오는 2016년 9월까지 완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업체로 바꾸거나 해당 토지를 환수하도록 경남도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의회 이영철(무소속) 의원 등 시의원 8명도 지난 9월 4일 제187회 김해시의회 임시회에 '롯데그룹 사회공헌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김맹곤 김해시장의 의회 불출석 문제를 둘러싸고 의회가 파행을 빚어 아직 결의안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롯데에 대한 김해시의회의 반발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조치였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지자, 롯데는 사업변경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어서 앞으로 롯데가 여론 조성 작업을 벌인 후에 사업을 재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롯데의 기부 연기
롯데는 김해유통관광단지 3단계 사업 변경을 추진하면서 김해시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가 사업 변경이 어려워지자 사실상 이를 무한정 미뤄 또 다시 비난을 자초했다.

김해시는 지난 4월초 보도자료 등을 통해 '김해관광유통단지 조성 사업자인 롯데가 개발이익의 지역 환원 차원에서 150억 원을 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는 이 돈을 예산 부족으로 7년째 착공조차 못 하고 있는 부곡~냉정JCT 간 도시계획 도로공사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러 신문, 방송에서는 시의 발표 자료를 그대로 믿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기부 의사를 밝힌 지 7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시에 150억 원을 기부하지 않고 있다. 롯데는 내부 경영상의 문제로 기부 시점을 미뤄달라고 시에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김해점'의 매출은 2011년 2천218억 원, 2012년 2천459억 원, 2013년 3천257억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매장을 확장한 지난해에는 4천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국의 롯데 아웃렛 8곳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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