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83년… 폐교 위기 없어
‘금동어린이영화제’가 한 몫
올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 선정
전 학년 ‘영화씨앗교실’ 편성
주민 참여 ‘강변 문화예술제’도


▲ 금동어린이영화제 장면.
상동면 주민센터 옆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면 도봉산, 신어산, 금동산의 품에 안겨 있는 금동초등학교가 나타난다. 2층의 나지막한 학교 건물은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난다. 운동장에는 노란 은행과 빨간 단풍이 화사한 가을잎을 뽐내고 있다.

금동초는 1932년 8월 '금동공립보통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로 개교 83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졸업생은 4천214명에 이른다. 김해의 변두리 지역에 위치한 작은 학교지만 매년 전교생 70명 이상을 유지한 덕에 다른 작은 학교들과는 달리 폐교 위기를 맞은 적이 없다. 금동초가 '강소학교'로 자리를 잡기까지에는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금동어린이영화제'가 큰 역할을 했다.

2007년 부임한 심영돈 교장은 소규모 학교인 금동초의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1년 단위 교육이 아닌 장기적인 특색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1년 간 학생들이 직접 촬영과 영상 편집을 해서 작품을 선보이는 금동어린이영화제였다.

올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에 선정돼 영화제를 비롯한 특색교육을 실시할 기회를 더 늘리게 됐다.

박주만 연구부장은 "금동초는 '영화로 담아내는 가야의 얼 문화·예술교육'을 교육 목표로 잡았다. 영화를 이용해 학생의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벽을 발로 차지 말자'는 공익광고부터 '설레임'을 주제로 하는 단편영화까지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재로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 지난 6일 열린 금동어린이영화제 및 학예회에서 어린이들이 연극 공연을 하고 있다.

금동초는 수업시간에 영화씨앗교실을 편성해 전 학년을 대상으로 영화교육을 진행한다. 또 학년에 구분을 두지 않고 1~6학년 학생들을 골고루 편성해 영화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박 부장은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동아리를 만든 덕분에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자연스럽게 촬영·편집 기술과 시나리오 구성 등 영화교육을 하게 된다. 방학 때에는 '강변 영화캠프'를 운영해 영화제작에 소질이 많은 학생들을 위주로 심화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포스터와 영화 장면 그리기 등을 통해 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영화 속 직업·배경장소 조사를 통해 사회과목 수업을 하는 등 영화와 교과목을 연계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동초는 영화교육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고장을 알게 하고, 지역민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해마다 운동회 대신 인근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강변 작은 문화예술제'를 연다. 박 부장은 "올해는 김해오광대를 초청해 마을 주민, 학생, 학부모 모두 관람했다. 공예품을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상동면의 지역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금동초는 또 학생들에게 자신이 사는 고장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매일 아침 대포천을 따라 강길을 걷거나 달리게 하고, 지역의 문화·예술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가야문화축제 등 김해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에 해마다 4회씩 참여해 지역에 대해 알아가게 한다.

안남수 교감은 "금동초에는 학교폭력이 있을 수 없다. 1~6학년이 6명씩 10그룹으로 구성된 '가(家) 톡그룹'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룹별로 매주 학교 안팎을 순찰하거나 복도 화분에 물을 주는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가톡방을 만들어 전교어린이회 회장단과 위원들이 자치활동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덕분에 학생들이 서로의 성격과 재능을 정말 잘 알고 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향점 교장은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금동어린이 영화제는 금동초와 상동면 주민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 갈 수 있는 금동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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