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어금니 쪽에서 씹을 때 시큰한 느낌이 든다면서 한 환자가 찾아왔다. "치아에 금이 가 있네요"라고 했더니 펄쩍 뛰며 놀랐다. "치아에 금이 갔다구요? 어떻게 치아에 금이 가요?"

우리 몸의 모든 신체 장기 중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이 치아라지만(실제로 치아의 제일 바깥쪽은 뼈보다 더 단단하다) 말을 할 때, 식사할 때와 같이 반복적으로 치아가 맞물리다 보면 자연스레 깨지거나 금이 갈 수 있다. 특히나 잠을 잘 때 이를 가는 습관이 있거나, 딱딱한 견과류나 질긴 음식을 즐겨먹는 식습관을 가졌다면 치아에 금이 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 사탕이나 얼음을 깨어먹는 습관 또한 그러하다.

금이 간 치아는 관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깊은 금이 아니면 눈으로도 관찰이 어렵고 방사선 사진에서도 좀처럼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불과 최근까지도 '크랙드 투쓰 신드롬(Cracked Tooth Syndrome. 치아 균열 증후군)'이라 불렸을까. 여기서 '신드롬 (증후군)은 증상은 확인이 되는데 원인을 모를 때 붙이는 용어이다. 즉, 그만큼 원인인 금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치아에 금이 갔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깊지 않은 잔금 몇 개는 어느 치아에서든 쉽게 발견 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상태로 잘 쓰고 있다. 하지만 금이 더 깊게 진행되어 씹을 때 간헐적으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더 이상 씹는 힘에 의해 금이 진행되지 않도록 빠른 치료를 받아야 된다.

금간 치아로 내원한 환자들의 주된 증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씹을 때 아파요." "평소에 무는 것과 조금 다르게 물면 시큰거려요." "날카롭고 찌릿하게 아파요." "씹었다가 뗄 때 아파요." "찬 걸 먹을 때 너무 시려요."

이처럼 치아에 금이 간 경우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 수반되기도 하고, 치아가 시리기도 하다. 충치가 없고 잇몸도 건강한데 이런 증상을 호소한다면 금간 치아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40~50대의 나이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발생하고, 특히 아래쪽 어금니에 기존 치아색깔이나 금으로 때우는 치료를 받았다면 치아가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빈번하게 금이 생긴다.

그렇다면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 치아의 머리에만 금이 간 경우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금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치아를 보호하는 '크라운' 보철치료이다. 만약 신경까지 금이 진행이 된 경우라면 먼저 신경치료를 하고 난 후 크라운 치료를 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머리를 지나서 치아의 뿌리까지 금이 깊게 간 경우 계속 통증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치아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한번 금이 간 치아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았다 해서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먹는 습관이나 이갈이, 집중할 때 이를 악무는 등의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언제든지 그런 습관으로 인해 다른 부위의 치아가 똑같이 금이 가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예전에 치료를 받아서 약해진 치아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간 치아는 일반인들이 눈으로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게 보이다가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므로 평소에 치아 건강을 챙기듯이 치과에 내원하여 꾸준히 정기적인 검진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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