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9일 '2015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기초자치단체 226개 등 전국 617개 기관을 대상으로 2014년 7월 1일~올해 6월 30일 사이의 청렴도를 8~11월 사이에 조사한 내용이었다.

김해시는 지난해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640개 기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순위가  많이 올라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124위를 차지했다. 시는 그날 오후 곧바로 청렴도 순위 상승을 자화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자료의 요지는 이렇다. "김해시의 청렴도 순위가 획기적으로 상승했다. 윤성혜 권한대행, 감사담당관실의 노력과 직원들의 청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윤 권한대행은 일부 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제자리에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감사담당관실을 비롯한 모든 직원에게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목에서 시가 자화자찬 보도자료를 발표한 날의 앞뒤 며칠을 한 번 살펴보자. 이틀 전인 7일, 시 허가민원과가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8일에는 일반산업단지 시행사 대표한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 모 국장이 구속됐다.

보도자료를 발표한 날인 9일에는 허가민원과 이 모 계장이 구속됐다. 11일에는 허가민원과가 다시 압수수색을 당했다. A 국장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틀이 멀다하고 시 공무원들이 잡혀가고 시청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성혜 시장권한대행 체제의 김해시는 뻔뻔스럽게도 '김해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높아졌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게다가 '윤 권한대행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라니.

시에서는 이렇게 강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비리의혹 사건들은 2013년 무렵에 발생한 것들이다. 지난해부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그래서 청렴도 순위가 올라갔다.' 라고.

그런데,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해시 공무원들이 엄청나게 청렴해졌다고 믿고 있을까. 백번 양보하더라도 더 내려갈 곳 없는 꼴찌에서 중위권으로 올라선 게 과연 자랑할만 한 일일까?

기자가 보기에 김해시가 상식적인 집단이라면 보도자료를 이렇게 썼을 것 같다. '김해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다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조사 기한이 조금만 더 늦춰졌더라면 올해도 다시 최하위권의 멍에를 뒤집어 썼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도 올해의 순위가 조금 높아진 것은 불명예를 벗고자 하는 노력이 조금이나마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청렴도 문제로 시민들의 비난을 사는 일이 없도록 분골쇄신하겠습니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