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생활 박미현의 심리상담
불쾌감 쌓지 말고 바로 푸세요(17) 마음의 스탬프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5.12.30 09:31
  • 호수 254
  • 16면
  • 박미현 한국통합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report@gimhaenews.co.kr)

능력 있는 직장여성인 영아 씨는 옷을 잘 차려입은 날에는 어쩐지 좀 더 자신감 있게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경을 써서 옷을 입곤 합니다.
 
영아 씨는 출근을 하는 길에 같은 회사 동료를 만났습니다. "어머 영아 씨, 아주 멋있네요. 근데 아무나 소화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라고 말합니다. 영아 씨는 왠지 불쾌함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동료의 말이 순수하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굴 표정과 말투에서 약간의 빈정거림을 느꼈던 것입니다.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때 우리는 바로 표현하지 않고 대부분 마음에 모아둡니다. 이른바 '마음의 스탬프'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분노가 느껴지면 빨간색 스탬프가 쌓입니다. 우울한 감정이 느껴질 때에는 파란색 스탬프에 도장이 하나 찍힙니다. 우리는 이렇게 색깔별로 다양한 스탬프를 마음에 모아 둡니다. 물론 좋은 감정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마음에 금색의 스탬프가 쌓입니다.
 
우리는 커피숍에서 찍어 주는 스탬프를 한두 개만 모았을 때에는 사용하지 않고 그냥 놓아둡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스탬프도 처음에는 그냥 모아만 둡니다. 하지만 커피숍 스탬프처럼 많이 모으게 되면 언젠가 어느 장소에선가 사용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마음의 스탬프가 어느 정도 축적되면 사소한 감정의 동요를 계기로 갑자기 '경품 교환'을 요구하게 됩니다. 참아 왔던 감정이 어느 순간에는 폭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영아 씨는 점심시간 이후 평소에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던 다른 동료에게서도 같은 인사를 받습니다. 아침부터 옷과 관련된 불쾌한 감정의 스탬프를 수집한 터라 점점 옷이 마음에 안 들기 시작합니다. 하루가 끝날 즈음에는 하루 종일 놀림을 받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차에 평소 자신을 잘 따르던 직장 후배가 "언니, 오늘 너무 멋있어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영아 씨는 고맙다는 인사 대신에 "멋있긴 뭐가 멋있어, 너까지 왜 그러니" 라며 퉁명스럽게 화를 내고 맙니다. 가볍게 인사를 한 후배는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영아 씨도 큰 소리로 화를 낸 것이 후회스럽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영아 씨는 차곡차곡 회색 스탬프을 모아두었다가 후배에게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스탬프를 청산한 것입니다. 스탬프를 수집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교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상태를 어서 청산하지 않으면 마음의 평온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회색 경품권을 서둘러 교환해서 '부적응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자연의 섭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영아 씨가 스탬프를 모으지 않고 처음부터 잘 대처하였더라면 어떤 대화가 오고 갔을까요. "어머 오늘 참 멋있네요. 근데 아무나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조금 화려한 듯해서 오늘 아침에 좀 망설였어요. 오후에 손님 접대가 있어 입긴 했는데 좀 튀는 듯하지요?" "아니에요, 영아 씨라서 충분히 잘 어울리네요. 저라면 엄두도 안 났을 텐데…. 역시 멋있네요!" 이렇게 흘러가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매일 하는 교류에서 상대방에게서 느끼는 불쾌감이나 무시 등은 어쩌면 그 사람의 의도일 수도 있고, 내 마음의 반영일 수 도 있습니다. 충분히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스탬프를 쌓는 대신 상대에게 물어보거나 혹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함으로써 그때그때 해결해야 합니다. 만약 부부 사이에 스탬프를 쌓아두면 나중에 이혼으로 스탬프를 청산하려 할 것입니다. 직장 상사와의 사이에 쌓게 되면 사직서로 스탬프를 정산하게 되겠지요.
 
불쾌한 감정들을 모아서 감정을 폭발하는 방법으로 심리적 스탬프를 교환하기보다는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부드럽게 전달하는 게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금색 스탬프를 모음으로써 항상 즐거운 감정을 경험하고, 금색 스탬프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이나 인정, 지지의 말로 돌려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해뉴스
박미현
한국통합 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미현 한국통합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MBN ‘모던패밀리‘ 박원숙과 노주현의 만남 공개, ‘추억소환’MBN ‘모던패밀리‘ 박원숙과 노주현의 만남 공개, ‘추억소환’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