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초등학교에서 교육기부
창의 프로그램으로 각종 체험
아이들 신난 모습에 피로 ‘싹’

"아이들의 웃음을 본다는 게 기쁨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기쁨을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입니다."
 
가야대학교 초등특수교육과 동아리 '라캉'은 2013년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실시하는 '함성소리'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함성소리'는 참여 단체들이 초·중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라캉은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2년간 교육봉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라캉의 회원은 10명 정도다. 초등특수교육과 학생들 중에서 봉사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라캉은 매주 토요일 구서여중학교, 재송중학교, 서감초등학교 등에서 교육봉사를 실시한다. 봉사 대상자는 10명 안팎이다. 대부분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이나 학교부적응 학생들이다.
 

▲ 가야대 '라캉'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

라캉의 김태헌(25) 회장은 "초등특수교육과 소속이어서 미리 아이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려고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했다. 처음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을 보는 횟수가 늘수록 봉사활동에 애착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개 소심하고 말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무엇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하다가 꿈을 키워 주자고 마음먹었다. 여러 실습체험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들고, 창의력 향상 프로그램을 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내용 위주로 교육을 했다. 학생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러닝맨 놀이도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워했다. 그러다 마지막 수업시간이 되면 '다음 학기에도 와 달라'고 매달리기도 했다. 나중에 연락을 하기도 한다. 마치 친동생 같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회원 이승재(25) 씨는 "우리가 먼저 학교에 연락해 봉사활동에 나선다. 김해의 학교들은 잘 받아주려 하지 않았다. 그 점이 많이 아쉬웠다. 오전 9시까지 해당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매주 토요일 오전 6시에 일어났다.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던 도중 '오늘은 아이들과 뭘 할까'라고 생각하면서 저절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피곤함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 봉사활동은 작은 즐거움이 됐다"며 웃었다.
 
회원 최문영(21) 씨는 "매주 첫시간에는 '근황토크'라는 제목으로 주중에 있었던 일을 발표하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발표하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 마디라고 더 하려고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뿌듯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이렇게 큰 기쁨인지 몰랐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은 2년 남짓 활동을 해 오면서 봉사에 대한 생각도 정립됐다고 한다. 이 씨는 "봉사는 갖고 있는 것을 베푸는 게 아니라, 상대와 같은 눈높이로 이해하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실 다른 사람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바라는 게 많았다.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밥은 주는지 등의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우리도 처음에는 그런 대가를 바랐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바뀌었다. 바라는 것 없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라캉은 앞으로도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후배들에게는 봉사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아이들에게는 계속해서 사랑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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