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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든 시골이든 물 문제로 몸살… ‘환경난민’ 생겨날까 조마조마(13) 물 좀 주소, 공기 좀 주소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6.01.06 09:29
  • 호수 255
  • 14면
  • 주정이판화가(report@gimhaenews.co.kr)

부산 해수담수화 수돗물 계획 시끌
김해도 강변여과수 공급 놓고 꼬여

친구 귀촌한 서부경남 산골서도 골치
마을 뒤편 작은 샘터 ‘좋은 물’ 소문
물통 들고 오는 사람들 탓에 마을 몸살
지하수 오염 대비 시에서 상수도 설치

악취 내뿜는 공장, 마을 공기 다 죽여
주먹 앞세워 바로 달려가고픈 맘 굴뚝

코믹 갱스터영화 '위험한 패밀리'에서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조직을 밀고한 마피아 중간보스로 나옵니다. 그는 미연방수사국(FBI)의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프랑스 노르망디로 이사를 갑니다. 이사 간 첫 날, 그의 부인 미셀 파이퍼가 주방의 수도를 틀자 갈색물이 쏟아집니다. 그는 배관공을 부르지만 늑장을 부려 애를 태웁니다. 그나마 늦게 온 배관공이 배관 전체를 갈아야 한다는 둥 너스레를 떨며 바가지를 씌우려고 수작을 부립니다. 이에 화가 난 그는 배관공을 패서 묵사발로 만듭니다. 배관에 이상이 없으면 그 다음은 시장에게 따져야 할 거라고 한 배관공의 말대로 시장을 찾아갑니다. 시장은 여차하면 시비를 걸고 넘어진다며 되레 구박을 합니다. 그는 시장 역시 혼을 냅니다. 그리고 다시 정수장으로 갑니다. 정수장 직원은 여기 와서 이러지 말고 폐수를 방류해 원인을 제공한 화학비료공장에 가서 따지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돌림뱅이를 당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드니로는 비료공장 사장을 피투성이로 만든 뒤 길바닥에 내동댕이쳐 버립니다.
 

   
▲ 김해시가 생림면 마사리에 진행 중인 강변여과수 개발 장면. 안전한 물이라는 시의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동·서양을 떠나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수돗물 문제가 난제임은 틀림없는가 봅니다. 이웃 도시 부산에서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두고 부산시와 해당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 시끄럽습니다.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수돗물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유사시에는 회동 수원지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대체수단도 마련돼 있다며 예정대로 공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취수원 다변화 측면에서도 많은 예산을 투입한 국책사업을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반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를 주민 동의 없이 강행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 취수구와 고리원전 배수구간의 거리가 11㎞에 불과해 방사능 물질 유입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우리를 마루타로 취급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반대 측 주민들이 찬반안을 주민투표에 붙이자는 안을 내놓았으나, 부산시는 주민투표 사항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상은 좀 다르지만, 김해도 물 문제가 꼬여 있기는 마찬가집니다. 김해시는 오는 2017년 말이나 2018년 초순께부터 기존의 낙동강 표류수를 정수해 공급하던 수돗물을 전면 중단하고 강변여과수로 대체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당초 목표한 취수량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계획대로 순조로울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김해시는 강변여과수에 대해 환경오염 영향을 덜 받아 깨끗하고, 페놀 등 유기물질 유출이나 녹조 발생 등의 염려가 전혀 없어 '안전한 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거꾸로 읽자면 이제껏 시민들이 마신 낙동강 표류수 수돗물은 그런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위험이 상존했고 쉬쉬했다는 말인가, 라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악화일로의 환경문제에 따라 좋은 물 확보는 민관 모두에게 예삿일이 아닙니다.
 
귀향을 할 즈음에 한 친구는 서부경남의 산골로 귀촌하였습니다. 그 친구와 안부전화를 하던 중에 "우리 마을의 환경이 그전 같지 않다 보니 마을지하수 오염에 대비해 시에서 상수도를 넣어 주더라"고 했더니 "어디서나 물 문제가 골칫거리구나"라며 그곳에서도 물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대강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 마을에는 마을 뒤편 둔덕아래 작은 샘터가 하나가 있다. 그 샘물은 가뭄에도 마르는 법이 없고 물맛이 좋아 먹는 물은 그 샘물로 하고 수돗물은 허드렛물로 사용 할 정도다. 마을에 새로 들어온 전원주택사람들도 먹을 물은 그 샘물을 길어다 먹는데 그 중 한사람이 위생관념이 철저한지? 성정이 좀 별난가? 그 샘물을 가지고 수질검사를 의뢰한 모양이었다. 그 결과는 한마디로 약수라 할 만큼 '좋은 물' 판정이 나왔고 그 사실이 마을사람들에겐 물론이고 건너 마을에도 알려졌다. 그리고 건너 마을에서 다른 건너 마을로 다시 또 다른 건너 마을로 옮겨가고 그런 식으로 이리저리 소문이 퍼져나가자 우리 마을로 샘물 길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때까진 별 탈은 없었다. 그런 중에 지역신문에 우리 마을 샘터가 물맛 좋은 산골샘터로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실렸고 그게 탈이 되었다. 그 후론 우리 마을 샘물이 아예 약수로 부풀려져 소문이 나고 그 다음부터는 산 넘어 읍내 아파트사람들까지 물통을 들고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점차 그 숫자가 불어나 샘터에는 물 길러 온 사람들이 온종일 줄을 이었다. 특히 새벽녘에는 읍내 식당 주인들이 큰 물통을 몇 개씩이나 들고 들이닥치기도 하였다. 마을사람들이 이 무슨 난리냐? 할 만큼 샘터가 분잡하고 결국에는 샘물도 모자라게 되었다. 그 전에는 적은 수량이지만 밤낮없이 솟아올라 졸졸 소리 내며 넘치던 샘물이 흐르고 흘러 작은 실개천을 이루었고 물길이 잠시 머무는 자리에는 피라미도 더러 보이는가 하면 물속의 돌멩이를 들자면 놀라 달아나는 가재도 볼 수 있었다. 그런 실개천이 요샌 얼추 말라버린 상태다. 동트는 새벽부터 저녁나절까지 쉴 새 없이 물을 퍼내니 흘러내릴 것이 없고 그나마 물 길러오는 사람이 없는 밤중에서야 바닥이나마 적실 수 있어 다행이다 싶을 정도가 되었다. 작은 샘물 하나에 물 길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샘물이 딸리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마을사람들의 심정이야 이거 낭패다 싶었다. 사정이 그렇다고 마을에서 먹는 물 갖고 인심 사납게 굴 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민을 하다가 물 길러오는 사람이 없는 밤중에 그냥 흘려보내는 물을 물탱크를 설치해 가두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을이장이 나섰다. 면에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지원을 받아 물탱크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우리 마을 샘물이 약수라는 소문이 더욱 더 널리 퍼지고 그에 따라 물 길러오는 사람의 숫자도 더욱 더 늘어났다. 요즘에는 길만 있다면 걸어서 안 오고 차를 몰고 온다. 마을 안길이 물 길러 오는 자동차로 뒤엉키기 일쑤이다. 다시 마을사람들이 모여 의논을 하였다. 그 결과 기존의 물탱크에 호스를 연결하여 마을 큰길 가에 급수대를 설치하자는 결론을 냈다. 다시 이장이 나서서 어렵게 급수대도 설치를 하였고 그런 후론 물이 좀 딸리기는 해도 그럭저럭 물을 댈 수 있고 마을길이 자동차로 뒤엉키는 일도 덜해졌다. 그 반면에 물탱크 설치로 물 구경도 못하게 된 실개천은 마르다 못해 흔적만 남게 되었다. 새벽 산책길에 물 한 모금으로 심신이 다 맑아지던 그 샘터가 급수대로 바뀌고 실개천의 작은 생명도 사라지게 하다니.-
 
   
 
▲ 김해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명동정수장 전경(왼쪽)과 대동면 수안마을의 상수도 공사 장면.

암튼 부산시가 지리산댐 건설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경남도에 남강댐 물을 달라고 애걸하다시피 하는 것을 보자면 더 이상 낙동강표류수는 수돗물 원수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방증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근자에 중국 베이징에선 청정공기 캔이 출시되어 대박이 터졌다고 하듯 공기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우리 마을에 나쁜 냄새를 내뿜는 공장이 하나 있습니다. 새벽녘에는 더 지독합니다. 그럴 땐 위험한 패밀리의 로버트 드니로가 되어 당장 달려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물 좀 주소
공기 좀 주소, 라며 떠도는 환경난민이라도 생길 것만 같은 방정맞은 생각이 다 듭니다.
 
참, 서부경남의 그 친구에게 위로랍시고 도심의 인공 실개천 사진이나마 한 장 보내주었습니다

   
 

김해뉴스


주정이 판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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