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개인의 장래는 물론,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청년실업의 장기화에 주눅 든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창업의 길에 뛰어드는 것도 꺼린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스스로 자신의 아침을 열어가는 청년들의 '희망 이야기'를 연재한다.

인제대 3학년... 인턴 때 경영 수업
이스라엘 둘러보고 자극 소셜빈 창업
시행착오 이겨내고 2년 만에 매출 5억


매년 500% 성장과 매출 500억 원 달성을 꿈꾸며 뚜벅뚜벅 걷고 있는 청년 창업가가 있다. 인제대학교 전자공학과 3학년인 김학수(28) ㈜소셜빈 대표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확고한 비전과 실천력을 토대로 어느 새 어엿한 기업인의 대열에 합류했다.

▲ 김학수(왼쪽) 소셜빈 대표가 유아용 텐트를 앞에 놓고 회사 직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 대표가 처음 창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경남공고 전자과 3학년 때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서둘러 취업을 하려고 전자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전자만 공부해서는 안 될 것 같아 기계과 교사에게 부탁해 기계과 수업을 함께 들었다. 오전 7~9시에는 기계과, 오전 9시~오후 4시에는 전자과, 다시 오후 4~11시에는 기계과 수업을 들으면서 꿈을 만들어갔다. 

인제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김 대표는 대학연합창업동아리 'DOY'의 회장을 맡았다. 21세, 23세 때에는 한두 달씩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영기법 등을 배웠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턴 경력을 '스펙'의 하나로 생각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회사 창업에 필요한 부분을 배우는 과정이라 여겼다.

그는 2013년 우연한 기회에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등을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 국토의 3분의 1 이상이 사막인 이스라엘의 놀라운 발전은 그에게 충격적이었다. 척박한 땅에서도 창업을 통해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뭐든지 두드리고 몸으로 부닥치면서 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직접 뛰어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스라엘에 다녀온 그해 7월 유아용품, IT 개발업체인 소셜빈을 창업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모은 창업자금 1천700만 원으로 회사 운영을 시작했다. 인제대 발명동아리 회원들과 발명대회에 참가하면서 알게 된 다른 대학교 학생 등 4명이 그와 손을 잡았다. 소셜빈은 창업 2년 만에 연 매출 5억 원 달성을 넘보고 있다. 직원은 13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인제대 내의 20평규모 사무실에 더해 부산 동래에 2층짜리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물론 초창기에는 온통 좌절과 시행착오뿐이었다. 첫 아이템으로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쓰레기통'을 개발했지만, 당시 정전사태와 맞물려 전기절약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 탓에 상품화에 실패했다. 청년창업 지원을 받았지만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기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른 기업들로부터 외주를 받았다가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하거나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더욱 힘을 냈다. 그는 유아용품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유아용품 개발에 나섰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유아용 인디언텐트의 내구성을 강화한 텐트를 만들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현재 이 텐트는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전국 18개 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또 이가 날 시기의 유아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아발육기, 스마트 전동요람도 만들어 출시했다. 아기가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요람을 상하좌우로 흔들어 주는 제품이다. 이 요람은 아기의 질식사를 방지하기 위한 '페이스 디텍팅' 기능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29일~11월 1일 독일 뉘른베르크 무역전시센터에서 열린 '2015 독일 국제 아이디어 발명, 신제품 전시회'에 '스마트 디바이스'를 이용한 공장 안전관리 솔루션을 출품해 최고상인 IFIA 국제발명가협회 최고 발명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그의 각종 수상 경력을 살펴보면 2012년 11월 중국 국제 발명전시회 3관왕, 같은 해 12월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 2013년 6월 한국-이스라엘 창조경제인상, 같은 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 벤처1세대 멘토링 기업 선정, 2014년 1월 세계발명지식재산권연맹총회 특별상, 2015년 4월 I-Gen 창조경제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 등 화려하다.

김 대표가 이끄는 소셜빈의 직원은 모두 20대 청년들이다. 이 회사는 젊은 기업답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회사의 목표는 분명하다. 3년 내에 유아용품 시장에서 10개 품목 매출 1위를 차지하고, 매년 500%의 성장을 기록해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3년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 진학할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더 공부를 하고 싶다. 하버드대에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 이를 바탕으로 더 큰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취업이든 창업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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