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부부에 ‘사랑의 집’
크레인까지 동원해 청소·수리
조부모가정 중학생 침대 지원

"다 됐다. 드디어 완성이다!"
 
진영읍 내룡리 용담마을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땀으로 범벅이 된 사람들은 새롭게 정비된 새 집을 바라보면서 박수를 쳤다. 바로 진영재향군인회(회장 서환규) 회원들이었다.
 
진영재향군인회는 지난해 12월 진영읍주민센터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다. 진영의 한 노부부가 낡은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는데 읍사무소가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영재향군인회는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서환규 회장은 "낡은 컨테이너의 환경은 사람이 살기에는 매우 열악했다. 두 어르신은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췌장암에 걸린 상태였다. 할머니는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집 안은 온통 쓰레기 투성이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진영재향군인회는 바로 집 수리 작업에 들어갔다.
 

▲ 진영재향군인회 회원들이 집 수리에 앞서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우선 크레인까지 동원해 청소를 시작했다. 무거운 폐가구나 고장난 전기제품 등은 크레인으로 치웠다. 작은 쓰레기들은 뛰어다니며 직접 손으로 치웠다. 청소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집 수리를 진행했다. 패널을 벽에 새로 붙였다.
 
상수도가 없어 물을 뜨러 다녀야 했던 불편을 감안해 김해시의 승인을 받아 상수도를 연결했다. 컨테이너 바깥쪽에는 울타리도 쳤다. 일주일 동안 진행했던 공사는 12월 27일 끝났다. 이렇게 해서 '사랑의 집'이 만들어졌다. 모든 비용은 진영재향군인회 회원들의 성금으로 마련했다.
 
진영재향군인회가 봉사에 나선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들은 다양한 활동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돕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조부모와 살고 있는 중학생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시의 경우도 진영읍 주민센터를 통해 알게 된 사례였다. 진영재향군인회 회원들은 침대를 갖고 싶다는 중학생에게 침대는 물론 세탁기를 선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 회장이 사비를 들여 김해시에 저소득아동 재능개발비 1천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상황을 살펴본다. 지난해 만난 중학생의 경우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할아버지는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했다. 할머니는 청소부로 일을 하고 있었다. 중학생이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몸이 왜소했다. 침대에 누워서 자는 게 소원이라는데 안 들어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조광덕 간사는 "봉사는 전염성이 강한 것 같다. 서 회장의 솔선수범을 보며 우리도 따라하게 됐다. 최근 자주 이용하는 가구점 사장이 가구점을 폐업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우리가 봉사를 하는 것을 알고 가구를 무상으로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크고 많은 활동으로 눈에 띄기보다는 조용히 소외계층을 돕고 싶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괜찮다. 나누며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진영재향군인회 회원들도 잘 알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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