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이 과연 필요할까?
 
인터넷과 최첨단 통신망이 거미줄처럼 세계에 펼쳐져 있는 시대에 흔히 제기되는 질문이다. 흥미진진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뉴스들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 지역언론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5월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역언론의 역할과 관련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역언론은)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아주 '중요한(hugely important)'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지역언론이 지방정부의 결정을 감시하고 (정책을) 분석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강화시킨다"고 상찬을 보냈다.
 
캐머런 총리가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한 찬사를 보낸 또 다른 이유는 지역언론이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와 지역민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민주정부 지도자가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캐머런 총리는 지역언론이 가장 작은 지역 단위의 의견과 필요까지 전달함으로써 사회의 통합을 더욱 강화시킨다고 믿고 있다.
 
캐머런 총리의 말이 아니더라도 지역언론이 지역사회에 대해 끼치는 긍정적 영향력은 분명하다. 우선 지역언론은 전국 단위의 언론이 다루지 않는 지역 이슈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민의 이해를 돕는다. 이로써 지역민들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을 위한 최선의 정책 방향이 도출되도록 '공적 광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지역 언론의 역할이다. 풀뿌리 지방 자치와 민주주의의 성장을 돕고, 궁극적으로 강한 나라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영국에는 지역언론이 어떻게 지역 사회와 공생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있다. 올해 초 영국 동부 지역에서 발행되는 두 개의 지역일간지가 어린이 병원을 짓기 위해 공동 캠페인을 전개했다. 두 신문은 약 1년 간 어린이 병원의 긴급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기금 마련 행사를 벌였다. 그 결과 새 어린이 병원을 짓기 위해 필요한 50억 원 가량의 돈을 모금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두 지역 일간지가 이뤄낸 성과는 예외적이고 특별한 일이 아니다. 지역언론이 올바른 명분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 기적같은 일은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기금모금이든, 조례 청원 운동이든 지역언론은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도하고 있고 또 제공해야 한다. 김해지역에는 지난해 말 <김해뉴스>가 창간됐다. 오직 김해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들과 김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신문이 탄생한 것은 지역 시민들에게는 벼락과 같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김해뉴스>가 올바른 명분과 지치지 않는 사명감으로 지역의 정치, 문화, 사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 또 올바르지 못한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도 기대한다.
 
지역언론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산소의 소중함을 모른다. 무한정으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소가 없어졌을 때, 혹은 오염됐을 때 비로소 산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좋은 지역언론도 마찬가지다.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언론이 없는 지역 사회는 산소 없는 지구와 다를 바 없다.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제대로 생산되고 전달되지 않고서는 그 지역은 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없다. 이는 결국 한 나라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 고통의 열매는 바로 우리가 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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